개나 소나 언론?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11-22 19: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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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어느 때부터 메이저 언론을 중심으로 섹션 지면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섹션지면들이 화려한 치장에도 불구하고 독자로부터 외면당하기 일쑤라는데 있다.

섹션지에는 기사라기보다 기업체 ‘사보’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홍보일색의 내용으로 꾸며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모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유력 대기업의 홍보담당 임원과 간부급 사원들은 각종 신문들이 발행하는 별지를 광고의 연장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특히 기업체 홍보담당자들은 별지의 기사가 광고영업의 종속변수 역할을 하는 광고관행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섹션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은 따로 있다. 바로 홍보담당자들이다. 그들은 그렇게 해서라도 홍보실적을 상관에게 보고해야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재수가 좋다면 능력있는 홍보실적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기사배경은 상관없이 무조건 “잘했다”고 칭찬하는 어리석은 상관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사의 설득력 따위는 담당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신문이 또 있다.

그것은 바로 신문지면을 1면 내지 2면씩 각 지역별로 팔아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는 신문을 두고 하는 말이다. 물론 그 신문에 게재된 것은 기자가 쓴 기사라기보다 해당 기관 공보 담당이 작성한 보도자료라고 해야 맞다.

사실상 시청이나 구청, 혹은 군청에서 나오는 보도자료를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게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그런 신문을 ‘공보과 스크랩용 신문’이라고 부른다. 그런 신문에 종사하는 기자들 역시 기자가 아니라 ‘업무사원’으로 조롱당하기 일쑤다. 그런 신문이 독자들에게 제대로 읽혀질리 만무다.

그런데도 웃기는 것은 이런 형태의 신문들이 지방지라는 명함을 내밀고 지자체를 숙주로 창궐하고 있는 현실이다.

공보 실적을 가장 최대치로 평가받을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그 같은 신문이 지니고 있는 가치는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업무능력이 미비한 공무원일수록 그런 신문의 존재는 더욱 절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사이비 신문은 일부 수준 낮은 공무원과의 결탁에 의해 존속되는 것이다. 이는 기업 홍보담당직원들이 거의 읽혀지지 않는 섹션을 비난하면서도 그에 매달리는 것과 유사한 형태다.

하지만 긍극적으로 이런 신문의 존재는 지방자치 발전에 역행하는 것은 물론 결국 언론계의 질적 수준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뿐만 아니라, 독자들로 하여금 전체 신문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게 된다는 점에서 가려져야 할 암적 존재다.

말로만 하는 언론개혁이 아니라면 섹션과 사이비 지방지 들의 언론이라는 가면을 하루빨리 벗겨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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