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치며 심신을 수양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1-10-18 15: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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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청 난우회
“혹시 우리나라에서 팔리고 있는 난(蘭)의 대부분이 일본이나 중국에서 들여왔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다른 나라의 난이 아닌 우리 고유의 난을 찾아 길러보자는 목적에서 지난 95년 결성돼 현재 76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용산구청 난우회.

단지 난을 좋아하는 직장 동료들이 모여 취미 삼아 모임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깨고 이들의 활동상은 의외로 다양하고 적극적이었다.

“옛날 선비들이 왜 난을 좋아했는지 알 것 같아요. 난의 자태를 보고 있노라면 한 폭의 수채화 마냥 그 자태가 너무도 곱고, 아름답거든요.”

현재는 평회원으로 백의종군했지만 용산구청난우회를 처음 조직해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백승욱씨(주민자치과·46)는 마치 자식자랑 하는 부모처럼 난에 대한 얘기를 술술 풀어갔다.

그가 난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15년쯤 전, 직장동료로부터 홍화보세라는 중국란을 선물받으면서부터. 당시 시중에서 파는 난의 대부분이 외국산이란 충격적(?) 사실을 알게된 백씨는 지난 86년엔 한국의 자생란을 찾아 무작정 변산반도로 떠났을 정도로 난에 대한 관심을 키워갔고, 그 후 용산구청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동료직원들과 뜻을 모아 난우회를 결성했다.

난우회는 평상시에는 난을 키우면서 겪는 경험을 서로 나누며 우애를 다지는 한편 야생란을 직접 채취하기 위해 전국의 산들로 자생지 답사를 떠나는 산채행사를 매년 두차례씩 개최한다. 특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길 없는 곳으로만 다니다보니 답사때마다 길잃는 회원들이 발생, 웃지 못할 해프닝이 연출되기도 한다.

동호회 총무를 맡고 있는 한상돈씨(지역경제과·40)는 산채행사시 자연보호는 기본이라며, 그래서 채취량도 1인당 3뿌리 이하로 정하고 또 난을 갖고 온 후에도 배양가치가 없거나 그동안 잘 배양시킨 것들은 다시 산으로 가져가 심어 놓는다고 설명했다.

“난우회 회원으로 활동하면 1석 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채취를 위해 산에 오르다 보니 건강을 도모하고, 전국 방방곳곳의 산을 찾아 다니다 보니 그 지방 고유의 별미도 즐길 수 있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난을 키우다 보니 마음이 평온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난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느새 난을 닮아가고 있는 것 같다는 회원들. 이들의 바램은 앞으로 자생지 답사 행사를 매월 개최하는 것과 구청내에서 난전시회를 열어보는 것이다.
/김양연기자 yangyoun@seoul-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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