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꾸라지가 문제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11-30 20: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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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지방자치단체장의 연임을 3번으로 제한하게 되는 지방자치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로부터도 신통한 반응을 얻지 못했다.

심익섭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어제 한국사회과학연구협의회 주최로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지방정치제도 개선 대토론회’에서 “단체장의 3선연임제한 입법취지는 지방차지에서 참여민주주의를 저해할 수 있는 정치적인 부담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이지만, 단체장의 임기를 입법을 통해 제한하는 것은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에 걸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물론 단체장 연임제한으로 인해 단체장은 직업의 안정성과 계속성이 보장되지 않아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그의 지적은 맞는 말이다.

지난 4.15총선에서 3선연임 제한에 발이 묶인 단체장들이 줄줄이 출사표를 낸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간혹 취재현장에서 능력을 갖춘 인물이 3선연임 제한에 묶여 출마하지 못하는 것은 지방자치발전을 위해서도 안타깝다는 지역민의를 접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심 교수의 주장은 대다수 시민들이나 정치권으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 이유는 뭘까.

그것은 지자체장의 장기집권에 따른 문제점이 여기저기서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서울 K구청의 경우 모 구청장의 장기집권에 따른 인사전횡문제로 공무원직장협의회가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각종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죽하면 K구청 공직협이 지난 9월14일 ‘인사점수(격려)제도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면서 “민선지방자치단체장의 출범 후 현재까지 10여 년간 구청장의 인사방침으로서 인사점수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이는 구청장 인사권 전횡 및 권한남용의 전형”이라고 지적했겠는가.

장기집권에 따른 후유증이 이처럼 심각한 만큼 3선연임 제한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말이다.

이는 미꾸라지 한 마리 때문에 물 전체가 흙탕물 오명을 뒤집어쓰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다고 해도 일부 3선 지자체장의 잘못으로 인해 모든 지자체장을 같은 틀에 묶어 두고 연임을 제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본다.

국회의원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도 맞지 않는다.

때문에 지자체장의 장기집권에 따른 전횡을 통제하려면 주민의 자치역량과 정치적 역량을 신뢰하는 선상에서 주민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인위적으로 3선연임을 제한하는 것보다 주민투표제와 함께 주민소환제도, 주민소송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말이다.

물론 그보다 먼저 미꾸라지부터 제거한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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