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소송제’ 급하다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12-05 19: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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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장면1.

소속 구의원이 행자부장관에게 보낸 e-mail 전문이 게재된 지난 1일 강남구의회 게시판.

메일을 보낸 당사자인 홍영선 구의원에 따르면 강남구의회는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구의회가 요구한 관내 단체 예산집행 내역 등에 관한 자료와 관련 구의원에게 이를 외부에 누출하지 않겠다는 서명을 강요하고 나섰다.

그러나 홍 의원은 감사를 통해 문제가 있다고 판명되면 사법기관에 수사의뢰도 불사해야 할 판국에 웬 서명이냐며 이를 거부했다.

이에 홍 의원은 급기야 ‘바르게살기협의회와 자유총연맹의 2002, 2003년 사회단체보조금으로 지원된 예산집행 내역과 사업별 영수증 사본 첨부자료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에 의한 비공개대상 정보로 외부유출 및 목적 외 사용할 수 없는 문서라 이를 외부에 유출하거나 발설하지 않겠다는 구의원의 서명을 받겠다’는 강남구 주장이 옳은 지 행자부의 판단을 구하는 편지를 보내게 됐다는 것이다.

장면2.

4일 열린 강남구의회 운영위원회 행정사무감사장.

이곳 역시 의회에서 ‘의회 리모델링 예산집행 내역 등에 관련해 사전에 요구한 감사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 이유는 수사기관에 원본을 몽땅 제출해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감사자료 없이 행정사무감사가 제대로 진행될 리 만무하다.

이에 의회사무국에서 구입한 탁자 등 집기에 대해 행정사무 감사 방향이 선회됐는데 이 역시 파행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특이한 것은 10월말 현재 7억여원의 재정잔고에도 불구하고 불과 1900만원어치의 집기를 외상으로 구입했다는 사실이다. 재산세 인상으로 인해 11월 한달만해도 1400여억원이 추가 세수가 확보됐는데 웬 외상이냐는 구의원들의 질문에 사무국장은 ‘쓰다가 맘에 안들면 되돌려줘도 된다는 동문서답’을 했다. 더구나 관계서류를 정밀 검토한 결과 그나마 외상구입 거래에 대한 내용은 그 어디에도 게재돼 있지 않았다고 한다.

지방재정 상황이 그야말로 공문서가 아닌 공무원 머릿속에 저장돼 있다니 정말 심각한 현실 아닌가.

판이 이런데도 국회는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이판에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낭비나 잘못된 행정 행위에 대해 주민이 단체장이나 공무원을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있도록 한 정부의 주민소송제 입법안(지방자치법중개정법률안)을 공무원 보호와 지방정치인 달래기에 중점을 둔 기형적 법안 쪽으로 끌고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니 하는 소리다.

지방재정은 주민의 공적 부담으로 운영되는 만큼 원활한 감시와 견제기능은 필수적으로 강조돼야 하는데도 정치판의 뒷걸음질로 이번에도 지방자치는 제자리를 찾지 못할 것 같다.

왜 그러는지 뻔한 꼼수지만 양심이 있다면, 정치권이여 이번만큼은 국민을 좀 생각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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