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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오리온스 ‘챔프전 우승’의 숨겨진 이야기- 1,751일의 기다림… 103만 ‘식스맨’과 함께 일군 작은 기적 -
  • 이기홍 기자
  • 승인 2016.03.30 18:16
  • 입력 2016.03.30 18:16
  • 댓글 0
   
▲ 사진제공=고양시청
   
▲ 사진제공=고양시청/사진설명=고양오리온스 우승을 선수들과 함께 축하하는 최성시장(가운데)
[고양=이기홍 기자]고양 오리온스가 2011년 6월 14일 고양시로 연고를 이전한 지 5시즌, 정확히 1,751일 만에 2015~2016 프로농구 챔피언에 등극하며 ‘농구명가’의 자존심을 곧추 세웠다. 2001~2002 시즌 우승 이후로는 14시즌 만이다.
 
고양오리온스의 자타공인 ‘6번째 선수’인 최성 고양시장은 오리온스가 고양시로 연고를 이전하며 ‘명가재건’을 선언하고 챔피언에 등극하기까지 숨겨진 뒷이야기를 전했다.
 
작전명: 고양체육관을 채워라!
 
고양시 대화동에 위치한 고양체육관은 제 92회 전국체전에 사용될 목적으로 설립됐으나 약 1주일간 열린 전국체전이 끝난 뒤 용도는 일반 체육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완공 뒤 시설관리 등에 들어갈 추가 예산은 어마어마했다.
 
최 시장은 고양체육관의 활용방법을 두고 일간지 체육기자 출신인 계은영 전문위원 등 시 관계자들과 고심을 거듭한 끝에 연고이전을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작전명은 ‘고양체육관을 채워라’였다. 모든 과정은 비밀리에 진행됐다. 접촉 결과 3개 프로구단이 연고이전 의사를 조심스레 밝혔고, 오리온스는 두 번째 협상 대상이었다.
 
첫 번째 협상대상이었던 A구단은 80% 정도 협의가 진행됐으나, 구단주의 고민이 깊어지며 무산됐다.
 
이에 대구를 연고로 하며 낡은 시설 사용문제 등으로 마찰을 겪던 오리온스는 고양시로의 연고이전에 일사천리로 합의했다.
 
2011년 6월 14일 고양시와 오리온스구단은 일산 킨텍스에서 연고이전 MOU를 체결하며 다양한 마케팅과 팬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는 구단이 되기 위한 연고이전에 합의했다.
 
2011년 초부터 벌인 물밑접촉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한편 연고이전을 반대하는 대구지역 팬들이 행사 당일 KTX를 타고 상경한다는 소식에 경호원을 행사장에 배치했던 에피소드도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대구팬들의 상경은 없었다.
 
 
‘고양체육관 전면 개보수’, 오리온스를 향한 고양시의 지극정성
 
연고이전 뒤, 두 번째 시즌을 앞둔 2012년 5월, 고양시는 완공된 지 1년 된 오리온스 홈 경기장인 고양체육관의 전면 재보수에 들어갔다.
 
관중들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철제난간을 모두 뜯어내고 강화유리로 교체했다.
 
또한 대한민국 최초로 6각형 전광판 외에 기존 2개의 전광판에 2개의 대형 전광판을 추가 설치했다.
 
공사에 소요될 예산 7억 원을 확보하기 위해 시는 시의회를 설득하고, 최고의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다양한 경기장을 벤치마킹하는 등 수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완공된 지 겨우 1년 밖에 안 된 경기장의 난간 등을 전면 교체한다는 것은 공직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고양시는 시민들의 쾌적한 관람을 우선 배려했고, 시의회의 흔쾌한 동의를 얻어냈다.
 
 
최성 고양시장과 103만 고양시민, 오리온스의 ‘식스맨’

 
오리온스가 통합 챔피언에 오르기까지 최 시장은 ‘명예구단주’의 역할을 자처하며 구단 안팎으로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일례로 2011년 오리온스 최고의 가드 김승현 선수와 구단과의 ‘이면계약 파동’ 사건이 불거지자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며 나섰다.
 
단순히 연고지의 지자체장이 아니라 한 사람의 ‘열성 오리온스 팬’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모두 자청한 것이다.
 
김승현 선수는 고양시와 농구인들의 중재노력에 힘입어 1년 여간 계속된 ‘소리없는 전쟁’에 종지부를 찍고 삼성 농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었다.
 
선수들을 알뜰살뜰 챙기기로도 유명한 최 시장은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의 어깨를 일일이 두드리며 격려하고 파이팅을 불어 넣는다.
 
오는 4월 2일 결혼하는 허일영 선수에게는 ‘허일영 선수를 닮은 2세를 낳아 꼭 훌륭하게 키우십시오’라고 직접 쓴 장문의 축하카드와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9일 전주에서 열린 챔프 1차전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오리온스가 82-76으로 패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상 돌아가는 것도 너무 불공정한데 농구라도 공정했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려 많은 오리온스팬들의 공감을 얻었고, 향후 치러질 경기에서 공정한 판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상기시키도 했다.
 
한편 국내외 출장으로 경기를 직접 보지 못할 때는 이동하는 자동차 안에서 녹화비디오를 차 안에서 보며 그날의 경기를 분석하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연고이전 첫 시즌부터 시즌권을 구입, 거의 전 경기를 관람한 오리온스의 열성팬인 최성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양오리온스가 고양시 작은 기적의 주역이 됐다”며 축하와 응원을 보내왔다.
 
이에 덧붙여 “103만 시민과 함께 일군 일이기에 이번 승리가 더욱 값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기홍 기자  lk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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