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동 무임금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12-08 19: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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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일하지 않은자 먹지말라’고 해주고 싶은 당사자는 바로 17대 국회의원들이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소장 김수진)에서 8일 공개한 17대 국회 첫 성적표를 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든다.

국회에 접수된 전체 의안의 처리현황, 청원현황, 국회 파행시기·파행 상임위·파행 원인·파행기간 및 파행일수(2004.6.1.~2004. 12.7.기준)에 대해 꼼꼼하게 분석한 자료에 의해 매겨진 성적표다.

16대 국회의 전철을 밟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국회가 되겠다는 17대 국회의원들의 다짐은 ‘空수표’에 불과했다.

17대 국회는 총 회기일수 144일 중 무려 38일(25.6%)간을 파행으로 시간을 소비, 나흘에 하루 꼴로 직무를 유기했다.

그렇다고 여타 회기동안 열심히 일해서 뛰어난 실적을 남겼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의안처리는 총 1066건, 계류된 의안은 총 936건, 처리된 의안은 총 130건으로 12.1%의 처리율을 보이고 있고 법안은 총 916건이 접수된 가운데 49건을 처리했을 뿐이다. 또한 접수된 법률안은 총 916건 중 처리된 법률안은 고작 26건에 불과하다. 더구나 법치국가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여러 권리 중 가장 오래된 청원권의 경우, 총 111건의 건수 중 처리된 청원 건수는 2건으로 1.8%를 처리한 셈이다.

이것이 구태를 벗고 새로운 국회, 일하는 국회로 거듭나겠다던 17대 국회의 현주소라니 우롱당한 기분이다.

이쯤되면 의원들이 받는 고액의 세비가 아깝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실제로 그들의 행태를 보면 세금을 도둑질 당하는 기분이다.

국회의원의 세비에 무노동 무임금 제도를 적용하면 어떨지 생각해봤다.

그렇다면 국회모습이 지금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액수에서 비교해 보자면 택도 없이 적은 저임금 노동자들에게도 철저하게 ‘무노동 무임금’ 제도를 적용하면서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이 꼬박꼬박 한달 치 세비를 챙기는 현실은 아무래도 문제가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구속된 국회의원이나 정계은퇴를 선언한 전직 국회의원에게 세비가 지급된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많은 수의 국회의원들이 구속됐던 지난 16대 국회의 경우, 이들은 물론 의원회관의 의원실까지 비우며 정계은퇴를 선언한 의원조차 (당연히 의정활동도 없을 터) 자신의 세비는 물론 6명의 비서실 직원의 임금까지도 챙겼었다.

지금 이들의 ‘無노동 有임금’에 대한 직접적인 액션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국민들이 국회의원들의 얌체짓을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참에 좀 더 공평한 사회와 정치 발전을 위해서라도 국회의원들에게 무노동 무임금 제도를 적용시키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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