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市의회의 ‘뚝심’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12-14 21: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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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그동안 서울시의회에 ‘서울시의 거수기’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이 따라붙었던 게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볼 때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시의원들이 대부부분인 시의회에서, 역시 한나라당 소속인 이 시장이 이끌고 있는 집행부를 견제한다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서울시의회가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그 위상을 달리해가고 있다.

임동규 의장은 취임직후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임동규가 이명박의 들러리 노릇을 하지 않듯이, 앞으로 우리 시의회가 서울시의 들러리 노릇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의회의 위상 제고를 위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당시 임 의장은 시청 앞 광장 조례가 상임위에서 통과된 것과 관련, “시장이 하겠다면 막을 방법이 없더라”고 고충을 토로하면서, “시의회는 반대했다. 그러나 반대해도 소용없다. 한마디로 완전 무대뽀다. 그러니까 내가 무력함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시의회의 모습이 그의 호언대로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우선 서울광장을 공공청사로 지정하려던 서울시의 계획이 지난 13일 시의회의 반대로 보류된 것이 그 반증이다.
김진수 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 위원장(한나라당)은 어제 “광장을 공공청사로 지정한 선례가 없고 의원들간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보류시켰다”고 밝혔다.

예전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한마디로 ‘시장이 까라면 까야한다’고 생각했던 게 시의원들의 보편적인 사고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옳고 그름은 나중의 문제였다.

그러나 시의회는 광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민들의 자유로운 집단행동을 통제하고 오직 개별적인 휴식공간이나 관주도의 문화행사만을 위한 공간으로 삼으려는 시도는 시민들을 불편부당하게 만드는 일이라며 이를 기꺼이 보류시킨 것이다. 이 시장의 생각이 우선이었던 과거와 달리 시민의 편익을 염두에 둔 ‘정의’가 우선하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는 대단한 용기와 ‘뚝심’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의회의가 보인 ‘뚝심’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서울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의회는 ‘정책연구실’ 설치를 뚝심으로 밀어붙이더니, 급기야 의회 내에 설치돼 활발한 정책연구 활동을 펴고 있다.

이는 정부의 지방분권 방침에 따라 앞으로 모든 지방사무가 지방으로 위임 되는데, 그 지방자치단체장을 감시하고 견제하고 감독할 기구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정책연구실은 시의원들의 보좌기관으로서 향후 지방의회의 위상을 높이는 데 상당한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시민들의 이익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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