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반면교사다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12-21 2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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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국방부는 장성진급 인사 비리연루 사건과 관련 해임을 요구하고 나선 군검찰 3명에 대해 일단 해당 군검찰을 보직해임하고, 6명의 수사진을 새로 임명했다는 소식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또 국무총리와 국방장관까지 나서서 이번 수사를 조기 종결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데 이 일이 과연 이렇게 서둘러야하는가에 대해선 선뜻 동의가 되지 않는다.

연이어 힘겨루기 양상으로 언론을 통해 비춰지는 군검찰과 군 수뇌부의 모습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다.

군의 사기나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군검찰의 영장청구 결재를 거부했다는 군 수뇌부의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군 수뇌부에 대한 사기나 인권에 대해 걱정하다니 그 말이 가당키나 한가.

그 같은 걱정은 단지 사병들 집단에게나 필요하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이것은 최근의 국방부 발표가 기득권을 사수하기 위한 궁색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 이유다.

실제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확실한 ‘성역’에서 거의 치외법권적으로 무궁한 권한을 누리고 있는 집단이 바로 군 수뇌부 아닌가.

그런 집단에게 사기진작에 대한 배려나 인권침해 방지에 대한 염려운운하는 어설픔을 보이고 있는 국방부는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부끄러워해야 마땅하다.

현재로서는 군 검찰과의 힘겨루기에서 군 수뇌부 쪽이 승리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국방부가 추후 이 같은 결정으로 ‘되로 주고 말로 받게’ 될 수도 있다.

국방부는 정작 여론의 동조를 얻는 데 실패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최소한 여론의 질타를 의식하고 있다면 무엇보다 해당 군검찰을 ‘항명죄’를 적용해 해임하겠다는 결정부터 재고해주길 바란다.

항명죄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상부의 명령을 불복종한 죄다. 군검찰은 단지 의욕을 가지고 비리의혹 혐의자들에 대한 수사 임무를 하고자 했고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수사진행을 할 수 없어서 해임건의라는 자구책을 선택 했을 뿐이다. 설사 이들이 언론 플레이로 상부의 명령을 불복했다고 치자. 그런 그들을 군형법으로 다스려야 한다면 상관의 명령을 국가의 안위나 기강에 앞서 지키라는 말인데 이는 심각한 문제다.

군 장성 인사 체계를 흐트러뜨린 범죄 척결과 내부 명령에 복종하는 임무 중 내부명령 수행임무가 앞서야 하기 때문이다.

군 검찰의 소환조사에 계속 불응하며 수사를 방해한 군 수뇌부는 자신의 오류를 깨달았다면 지금 즉시 인사비리 의혹 수사의 개입을 중단해야 한다.

그동안 민심을 거슬렀던 ‘월권행위’는 역사에서 늘 패자로 남기 일쑤였다.

이쯤해서 군 수뇌부는 역사를 반면교사 삼는 지혜로움을 발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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