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을 준수하라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12-23 20: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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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지난 21일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 이부영 의장,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김덕룡 원내대표는 소위 ‘4자 회담’을 통해 4대 법안 등 주요법안 처리에 대한 양당간의 합의내용을 발표했다.

열린 우리당과 한나라당 지도부가 뒤늦게나마 국회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은 높이 산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가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를 제치고 ‘4자회담’에서 전담하기로 결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4자회담에서 국보법을 논의하자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합의는 법사위의 고유권한을 침탈하는 폭거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여야는 정당한 절차에 따라 4대 법안을 포함한 여러 의안을 해당 상임위에 상정하고 처리하는 ‘합법적 절차’를 준수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4자회담의 정체가 무엇인가.

대통령제하에서의 국회의 권위와 역할을 무시한 정치적 야합 행위에서 비롯된, 법과 상식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불법기구’다.

국회기구에 ‘4자회담’이라는 것이 있었던가. 분명히 없다.

따라서 이는 어떤 명분을 갖다 붙이더라도 ‘초법적인 야합 밀실테이블’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4자회담’은 독립된 헌법기관인 299명 국회의원들의 입법권에 대한 침해이며, 국회법에 규정된 법률안 처리 절차를 무시하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국회법 제 58조에는 ‘위원회는 안건을 심사함에 있어 취지 설명, 검토보고, 대체토론과 축조심사 및 찬반토론을 거쳐 표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국보법은 법사위에서 검토하고 토론과정을 거쳐 표결로 이뤄져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국보법이 ‘4자회담’이라는 초법적 기구에 의해 밀실에서 논의되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또 국회법 제69조에 위원회 회의록을 속기방법으로 기록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118조에서는 회의록을 일반에게 반포하도록 돼있다.

이는 양당의 ‘밀실 테이블’ 협상에서 국보법이 비공개적으로 논의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하는 규정이다.

설사 이런 야합을 통해 양당이 국보법과 관련, 어떤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분명 또 다른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불법행위 자행으로 국회 스스로의 권위를 실추시켰기 때문이다.

입법기관인 국회가 제대로 법을 수행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법을 지키려 하겠는가.

지금이라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어리석은 ‘자해’를 멈추길 바란다.

더불어 지난 날 ‘3당 야합’이 역사 속에서 지금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도 한번쯤 되새겨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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