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지둘러?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4-12-28 21: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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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며칠간의 기대감을 수포로 만들며 끝내 ‘4자 회담’이 아무런 성과없이 결렬된 것이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간의 기 싸움이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요동을 치고 있는 가운데 골병이 들고 있는 쪽은 애꿎은 국민이다. 저마다 ‘국민을 위한다’면서 국민을 잘도 죽이고 있는 참으로 뻔뻔한 정치권.

그 바람에 불똥이 김원기 국회의장에게로 튀었다.

이미 한나라당과의 협상 처리는 물 건너 간 것으로 판단한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국가보안법 등 쟁점법안에 대해 여당 출신인 국회의장이 `총대’를 메고 직권상정해서 처리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보법 폐지를 원하는 쪽 여론은 김 의장의 ‘결단’만이 쟁점 법안 해법이라며 그의 입만 쳐다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열린우리당은 이날 의원총회 후 열린 상임중앙위원회를 통해 쟁점법안을 연내 처리할 방법은 김 의장의 결단뿐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기남 전 의장은 김 의장에게 공개서한을 띄워 “연내에 못한다면 내년에는 더 못하고, 결국 개혁입법은 좌절되고 말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국회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은 국민과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현미 대변인도 “의장이 더 이상 국회법 절차에 따른 의사진행을 거부할 이유가 없으실 것”이라며 “상황 타개를 위해 국회의장이 의사진행을 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촉구했다.

당 지도부가 의장실을 잇따라 방문했고, 이부영 의장 등 수뇌부도 의장공관에서 만찬을 함께 하면서 “이번 만큼은 국회법 절차에 따라 의사진행을 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노사모와 국민의 힘이 결성한 국민참여연대 회원 수백명은 김 의장과 지도부간 만찬 회동에 맞춰 한남동 공관 앞에서 `직권상정 촉구 집회’를 열었고, 이에 앞서 국보법 폐지 단식농성단 100여명은 오전 김 의장 출근 시간에 맞춰 항의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이 같은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정작 당사자인 국회의장은 여전히 ‘지둘러’ 버전을 고수, 지켜보는 사람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김 의장은 그동안 쟁점 법안 처리에 대해 ‘직권상정해 줄 것’을 주문받고 있지만 ‘여야간 합의처리’라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해 왔다.

물론 합의처리야말로 의회 민주주의에 있어 가장 바람직한 해법이다.

그러나 지금 김 의장은 너무 긴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다고 지적받고 있다. 심지어는 김 의장이 체면에 얽매여 한나라당의 ‘딴지(?)’를 조장하고 있다는 힐난이 나오기까지 한다.

격동의 한가운데 서있는 김 의장의 고민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지금은 정국을 푸는 의장의 결단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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