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원칙을 정하자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5-01-27 20: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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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지난 20일 도봉구의회는 동료의원에 대해 징계를 상정, 제명을 의결한 바 있다.

그러나 본 사건 처리과정에 있어 미진함이 있어 지적하고자 한다.

제명 처분을 받은 당사자는 H모 구의원으로 그는 경고, 공개사과,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제명 등 지방의원에 대한 4가지 징계 사안에서 가장 무거운 처분을 받았다.

사건의 배경을 살펴보면 H모 의원은 지난해 7월 구의회 하반기 의장단 선거에 대한 불만을 품고 신임의장의 사생활을 폭로하는가 하면 비리의혹을 제기해 본 사건은 검찰 수사 대상이 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검찰 수사결과 의장에 대한 비리의혹이 무혐의 처분됨에 따라 이번에는 H모 의원이 오히려 명예훼손 및 업무집행방해 등으로 재판을 받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이상이 H모 의원이 제명 처분을 받고 구의원직을 박탈당하게 된 정황이다.

물론 잘못이 있다면 누구라도 그에 따른 응분의 처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앞서 서울 중구의회에서도 여직원을 성추행한 파렴치한 한 구의원을 제명 처분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명예훼손, 업무방해, 절도사건 혐의 등으로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H모 구의원에 대한 징계는 앞서 중구의회의 경우와 많이 다르다고 본다.

그는 파렴치범이라거나 금품을 수수한 부패한 죄목이 아니라 단지 ‘도봉구의회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을 뿐이다.

판결 전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한다면 법원판결을 남겨둔 그는 아직 법률상으로 ‘무죄’다. 따라서 재판의 판결을 기다려 본 이후에 그를 제명처분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절차상으로도 맞는 일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지금 H모 의원을 두둔하는 것은 아니다. 또 굳이 그를 두둔해야 할 이유와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한다.

다만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지방의원 징계에 대한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대통령을 국민이 선택하는 것처럼 지방의원도 지역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선출하는 것인 만큼 제명처분까지의 절차는 좀 더 신중히 진행했어야 옳다.

물론 동료에 대한 제명을 결정하기까지의 복잡한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동료의 잘못으로 스스로의 명예가 실추되고 그로 인해 자랑스럽게 달고 다니던 구의원의 배지가 부끄럽게 여겨졌을 테니까.

하지만, 징계결정에 앞서 그를 선출해 의회에 보낸 지역민의 권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었는지 묻고 싶다. 더구나 7명의 징계 특위위원 중 2명의 제명반대 의견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 참에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서라도 지방의원에 대한 명확한 징계기준을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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