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익 계산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5-03-09 20: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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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보편적으로 싸움에는 원하는 목표물이 있기 마련이다.

부부나 연인 같은 간단한 관계에서조차 ‘관계에서의 주도권 쟁탈’이라는 치열한 주제가 도사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행정수도 이전법 국회 통과를 계기로 여당이 아닌 당 내부를 겨냥,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내분사태의 진의가 궁금해진다.

더구나 싸움을 주도하는 이들이 근거로 내세우는 이유가 석연치 않은 점도 한나라당 내분 사태에 관심을 갖게 한다.

예상대로 ‘친박 대 반박’으로 나뉘어 계파간 기싸움이 재연된 9일 한나라당 의총 분위기는 팽팽한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특히 이미 자체 지도부 구성을 마무리 짓고 사실상 `당내당’으로 체제로 정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진 `수도지키기투쟁위원회’(투쟁위)의 전의 때문에 주변 분위기는 살벌(?) 하기까지 했다.

이들은 우선 박근혜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면서 당 지도부에 대한 본격적인 노선투쟁을 예고하는 등 기선 제압에 나섰지만 그러나 이들 반박 세력들의 실익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들이 시간차를 두면서 또 다시 시작한 당내 투쟁 역시 그 전망이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투쟁위를 주도하고 있는 의원들 지역구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는 측면에서 ‘이해 당사자’라는 당위성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당 지도부 사퇴 주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설득력을 잃고 있다.

이들의 당내 투쟁이 한나라당 실익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투쟁을 주도하는 의원들 면면이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출마 예상 리스트에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사자들의 완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투쟁위의 움직임은 내년 선거를 위한, 더 나아가 2007년 대선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진정성이 희석되고 있는 것이다.

반박진영이 지도부 노선을 비난하고 나섰지만 지나치게 자기만의 논리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번 이들의 문제제기로 김덕룡 원내 대표가 사퇴했을 때만 해도 당내 분위기는 이들의 반발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타당성에 대한 명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여러 가지로 투쟁파에게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전략적으로도 그렇고 대의 명분으로도 지도부에 밀리는 형국이다.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에 대한 정확한 판단력이야말로 정치하는 사람들의 제 1 덕목이 될 수 있다.

지나침은 모자람보다 결코 현명하지 않다.

그렇다면 지금은 당을 중심으로 화합을 도모하며 후퇴할 시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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