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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광장동 가온 박효순 회장 “전통의 맛 지키며 사회와 동반성장하는 것이 목표”
  • 김민혜 기자
  • 승인 2017.06.15 09:00
  • 입력 2017.06.15 09:00
  • 댓글 0
   
▲ 광장동 가온 박효순 회장
눈앞의 욕심만을 쫓는 요리사는 결코 좋은 식당을 만들 수 없다. 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는 좋은 음식을 만들 수가 없기 때문이다. 광장동 가온의 박효순 회장은 “좋은 식당은 요리를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다릅니다”라고 거듭 강조한다.

실제로 가온의 모든 요리는 대종손 집안의 손맛을 지켜 내려오는 동안 단 한 번도 거짓을 덧쓴 일이 없다. 정직하고 건강하게 만들어진 음식은 소중한 이들과 함께 나누는 온기가 됐고, 가온은 어느덧 한식과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대표적인 전통음식 기업으로 자리했다.

대종손 며느리의 손끝에서 시작해 무려 4대에 걸쳐온 광장동 가온의 이야기를 박효순 회장에게 들어봤다.

- 음식에 대한 특별한 철학이 있으신가요?

저는 대종손 집안의 장녀로 태어났어요. 한 달에도 몇 번씩 제사를 지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음식을 접했고 그 속에서 할머니와, 어머니의 대를 내려오는 전통의 맛을 습득하게 됐죠. 그러면서 가지게 된 음식 철학이 바로 신선함입니다. 

제사에는 항상 텃밭에서 키운 신선한 재료만을 사용했던 기억이 있어서 지금도 음식에는 신선한 재료가 으뜸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가가 높더라도 최고의 품질만을 고집하고 있어요. 그리고 손맛. 손맛을 지킨다는 것은 전통의 맛을 변형시키지 않고 꾸준히 지켜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간편함과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이고요. 

가온의 음식은 전 하나도 미리 준비하기 보다는 그 자리에서 부쳐 내고, 손만두도 하나하나 직접 빚습니다. 합리적이지는 않은 방식이에요. 그렇지만 고유의 식재료와 향, 식감을 잘 살려낼 수 있는 방식이죠. 여기에 수제 된장이나 재래 조선간장 같은 최소한의 전통 양념으로 담백함을 살리고 가장 좋은 맛을 재현하는 것이 바로 가온의 음식입니다.

- 가온만의 특별함은 어디에서 기인할까요?

가온은 광장동 가온, 나루가온, 리원 세 브랜드로 구성됩니다. 광장동 가온에서는 전통의 맛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고, 현대백화점 브랜드인 리온은 좀 더 대중화한 맛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루가온에서 면, 떡까지 전반의 재료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직접 생산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매일 아침 아버님이 방앗간에서 떡을 빼다주시던 것이 쌀 수 가마 분량에 이를 정도로 늘어나면서 아예 떡 기계를 들인 게 시작이 됐죠. 그 후 시중의 알콜처리한 면의 식감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직접 기계로 면을 뽑기 시작했고, 만두를 보다 편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기계도 들였어요. 

이외에도 육수, 양념베이스 등도 나루가온에서 저희만의 비법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처럼 재료 준비에서부터 요리 구성까지 완벽하게 차별화되어 있다는 점이 바로 가온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명동성당이라는 남다른 위치에 직영점을 오픈한 이유가 있을까요?

명동성당이 이노베이션 후에 빵으로 가장 맛있는 집, 커피로 가장 맛있는 집, 이런 식으로 최고의 식당을 모으려 했대요. 그러다 음식이 가장 맛있는 집으로 어디를 선정할지 고민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요즈음 명동에 퓨전한식이나 조미료로 맛을 낸, 한식의 맛을 잘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식당이 하나 둘 생겨나다보니 특히나 고민이 많았다고요. 그런 상황에서 저희 단골이신 직원분들이 가온을 추천하셨고, 내부에서 좋은 평가가 나와 입점 권유를 해오셨어요. 

처음에는 부담스러운 마음에 거절했는데 이게 1년이나 이어지니까 계속 기다려주시는 것이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 수락하게 됐습니다. 다양한 국가의 여러분들에게도 한국 전통의 손맛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아주 기쁩니다.

  - 가온이 나아갈 방향은 어떤 것인가요?
 
   
  저는 가온을 경제와 나눔에 초점을 맞춰 가고 싶습니다. 제가 10여 년 전부터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한국피해자지원협회를 시작해 함께하고 있는데. 이런 저런 크고 작은 도움들을 전하다 보니 보다 근본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가족들이 고통 속에서 붕괴되지 않도록 장기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을까 하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어떨까 하고요. 그동안 여러번 시도해 봤지만 제도적인 지원이 부족해 좌절을 겪었는데, 얼마 전 명동성당 식사자리에서 추기경님이 관계자를 소개시켜 주셔서 곧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루국시를 통해 손쉽게 전통의 맛을 이어 가면서 자립 능력도 갖춰 가족이 모두 함께 세상의 밖으로 나올 때까지 돕고 싶습니다.

- 프랜차이즈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저희 직원들에게 항상 하는 말인데, 우리는 늘 새로운 것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와 나와 함께 동행하는 관계. 동반성장하는 관계를 만들어야 해요. 

고객이 없는데 어떻게 회사가 있을 수 있으며, 손님이 없는데 내 매장이 어떻게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늘 눈 앞의 욕심에 눈이 가려 큰 그림을 못 보는 것 같습니다. 고객들을 감동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플러스 알파를 할 수 있는 요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가맹점을 하기 전에는 내가 이것을 잘 해낼 수 있을지, 돌발되는 위험요소에도 꿋꿋이 할 수 있는지 또 다시 한번 판단했으면 해요. 그런데도 나는 정말 여기에 마음이 꽂혔다, 이러면 미쳐서 하면 됩니다.

- 회장님의 최종 목표와 비전이 궁금합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우리 직원들에게 우리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틀을 만들고 싶고요. 그리고 한국 고유의 맛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키려고 합니다. 한식 레시피가 손맛, 비법 이런 식으로 애매한 부분이 많아 젊은 사람들이 전통음식을 배우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도 전통의 맛을 쉽게 재현할 수 있도록 저희 내부적으로 레시피를 계량화한 나루국시와 나루곰탕이라는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간편하게 전통의 맛을 이어가면서 고객들은 전통과 현재의 맛이 만나는 음식을 만날 수 있는 프랜차이즈가 늘어나다보면 한식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이를 통해 저처럼 작고 평범한 여성도 사회적 가치에 기준하는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김민혜 기자  km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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