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을 인식하라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5-03-21 21: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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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이기준 교육부총리와 이헌재 경제부총리에 이어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마저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사퇴했다. 이에 앞서 국민의 정부 시절에도 두 명의 국무총리가 인선과정에서 국민들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고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코 자의에 의한 퇴진이 아닌만큼 당사자를 비롯한 그 주변인들의 충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성 검증의 고비를 넘지 못한 고위 공직자들의 연이은 낙마소식에 희망을 보게 된다.

더이상 사회 지도층에 만연해 있는 탈법적, 불법적 재산증식 실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국민들 의지가 힘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후 고위공직에 뜻을 두고자 하는 사람은 무엇보다 먼저 도덕성 점검부터 챙겨야 하게 됐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최근 연이어 터지고 있는 고위공직자들의 도중하차를 그다지 심란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변화된 국민의식에서 비롯됐다. 고위공직자들의 자질, 도덕성, 업무수행의 공정성 등에 대한 기준이 과거보다 훨씬 엄정해졌고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사회적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헛발질로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하는 곳이 있다.

바로 공직 인선의 주체인 청와대다.

최근의 고위공직자 사퇴 현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출범 당시 발표한 바 있는, 밀실과 정실인사를 배제하고 시스템에 의해 중용하는 적재적소와 실적인사를 하겠다는 이른바 ‘신인사정책’이 무색할 지경이다.

청와대가 당초 품었던 초심대로 고위공직자 인선 과정에서 이런 시스템을 가동시켰다면 황당한 줄낙마로 망신살이 뻗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물론 공직자재산등록제도의 허점이나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대책이 거의 없는 현실도 문제이기는 하다. 그러나 시스템이라도 제대로 가동됐다면 지금처럼 엉터리 인사는 없었을 것이다.

지금은 인사검증의 기준을 마련해야 할 때다. 소수의 몇 사람의 주관적인 선호도와 상황 판단에 맞추는 인사를 중지하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인사파행은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고위공직자 인선에 기본이 되는 심사항목은 당연히 국정수행능력이겠지만 그 못지않게 도덕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공직자에 대해 국민이 신뢰하지 않고 밀어내는 현실 말이다.

참여정부가 진정 개혁정부가 되려면 시대에 걸맞는 인사검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고위공직자의 경우 직무수행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활용하여 불법적으로 재산을 증식하거나, 공공정책의 결정과정에 사익이 개입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감시하는 제도 도입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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