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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통합’ 반대해도 논의를 막아선 안 된다
   
편집국장 고하승


어제 우연히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을 만났다.

그는 “시종일관 패권양당체제를 종식시키기 위해 ‘제3지대 정당’ 통합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칼럼을 잘 보고 있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필자는 “그것이 패권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소수정당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생존전략”이라며 “중도통합신당은 비록 의석수에는 자유한국당에 밀리겠지만, 지지율 측면에선 단숨에 자유한국당을 제치고 제1야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면서 “다당제 정착을 위해 어렵더라도 그런 방향으로 밀고 나아가 달라”고 당부했다.

하 의원은 “지금 바른정당은 을(乙)의 입장이어서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잘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실 필자의 이 같은 장담은 결코 허언(虛言)이 아니다. 23일 공개된 국민의당의 자체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실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을 했을 경우 통합정당 지지율은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당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9.0%, 자유한국당 11.8%, 바른정당 6.3%, 국민의당 5.5%, 정의당 5.4%였으며 '없음·유보' 답변은 21.2%였다.

그런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 통합신당의 지지율은 19.2%로 양당의 단순지지율 합계인 11.8%보다 무려 7.4%포인트나 높아졌다. 그만큼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뜻이다.

특히 한국당 지지율(11.7%)보다도 7.5%포인트 높아 지지율 면에선 민주당에 이어 당당하게 2위로 올라섰다.

뿐만 아니라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의원 등 ‘호남3인방’을 비롯해 호남 출신 의원 일부가 지역민심을 이유로 통합에 반대하고 있지만, 실제 민심은 그렇지 않았다.

현재 호남에서의 국민의당 지지율은 10.4%에 불과하다. 가까스로 두자릿 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텃밭이라고 말하기조차 부끄러울 정도로 초라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이 지역의 통합정당 지지율은 17.7%로 껑충 뛰어 올랐다.

비록 통합신당의 전국평균 지지율 19.2%보다 1.5%포인트 낮기는 하지만, 호남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는 게 입증된 셈이다.

특히 전북과 전남에서는 통합시 상승폭이 더 컸다. 통합 전 국민의당 지지율은 전북 7.6%, 전남 7.8%로 한 자릿수에 그쳤으나, 통합정당 지지율은 전북 15.9%, 전남 15.7%로 2배가량 치솟았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지지 정당이 없다거나 '유보'를 택한 무당층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보아, 아마도 그들이 통합정당을 지지하는 쪽으로 옮아 간 것 같다. 한마디로 무당층들이 통합정당을 대안정당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나뉘어져 있을 때에는 미덥지 못하지만, 두 당이 통합한다면 믿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말이다.

더구나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안에 대해 바른정당 지지층에서는 63.6%(매우 공감 20.6%, 공감하는 편 43.0%), 국민의당 지지층에서는 58.0%(매우 공감 18.8%, 공감하는 편 39.2%)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국민의당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호남 지역 세부 민심 파악을 위해 호남에선 200명을 추가 표집했다. 유무선 혼용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내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를 바탕으로 ‘중도통합’에 강력히 드라이브를 것은 지극히 당연한일 일 것이다. 오히려 이런 결과에도 중도통합 논의를 진행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당 대표로서 직무태만에 해당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여전히 당내에서 통합반대를 외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물론 누구라도 각자 개인의 의견을 낼 수 있다. 여론조사 결과야 어떻게 나오든, 반대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그것이 잘 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반대한다고 해서 통합논의자체를 못하게 막는 건 옳지 않다. 그건 민주정당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설사 현역 의원 절대다수가 통합에 반대하더라도 당원 다수가 희망한다면 논의를 진행시켜야 한다. 그것이 민주정당의 참 모습이고 당원들의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다. 경고하거니와 금배지가 당원의 권리를 짓밟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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