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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재신임- 통합찬반, 동시투표 어떨까?
   
편집국장 고하승


국민의당 분당(分黨)시계의 초침이 ‘째깍째깍’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심정적으론 이미 당이 쪼개진 상태로, 단지 그 시기와 절차만 남아 있을 뿐인 것 같다.

실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둘러싼 국민의당 내홍은 급기야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 문제까지 거론되는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렀다.

호남계 이용주 의원은 12일 "안 대표에 대한 리더십 재신임 문제는 논의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리더십에 대한 재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당내 의견을 조율하고 조정할 필요성이 있고 그게 리더십의 문제로 봉착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유성엽·이상돈 의원 등 중도통합 반대파들도 '결자해지' 등을 거론하며 우회적으로 당 대표 사퇴를 주문한 바 있다. 특히 박지원 전 대표는 "책임지고 물러가라. 당내에 그런 의견이 팽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안철수 대표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전남과 광주, 전북을 두루 돌아다니며 설득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사실 ‘분당’을 염두에 두고 있는 그들을 설득한다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안 대표가 호남방문을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통합의 절차적 당위성을 국민과 당원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함일 것이다.

즉 당 대표가 독단적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 의원총회, 원외지역위원장들과의 회동, 당원 간담회 등을 통해 충분히 의견청취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행보라는 뜻이다. 그 의견수렴의 종착점으로 호남지역을 선택했으니, 이제 통합을 하느냐 마느냐 결정 짓는 일만 남은 셈이다. 그 가장 좋은 방법은 당 지도부나 국회의원들이 아니라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임시전당대회를 소집하고 중도통합 찬반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하도록 하라는 말이다. 이에 대해선 호남 중진의원들도 대놓고 반대하지는 못할 것이다. 당장 ‘금배지가 특혜냐. 기득권이냐’하는 당원들의 반발이 터져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안철수 대표가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통합찬반투표와 함께 자신의 재신임 투표를 동시에 실시하겠다는 뜻을 피력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럼에도 호남계가 중도통합을 반대하고 끝내 탈당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 호남계의 이탈로 현재 국민의당 의석인 39석보다 의석수가 오히려 더 줄어들 수도 있다.

현재 바른정당에는 11명의 의원이 남아 있지만 추가탈당 여부를 놓고 저울질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최악의 경우 5~6명만 합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에서 통합을 반대하는 당내 의원들의 모임인 ‘평화개혁연대’에 합류의사를 밝힌 사람들은 15명 안팎에 이른다는 소리가 들린다. 최악의 경우 통합신당은 29석에 그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통합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정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의원수의 많고 적음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당 구성원들의 면모다. 정당구성원들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들로 채워졌다면 비록 의석수가 적더라도 지지를 받을 것이고, 반대로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무리 덩치가 크더라도 그 정당은 지지를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바른정당이 최근 서울 지역 정당 지지율에서 자유한국당을 근소하게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1일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2월 1주차 정기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바른정당은 서울에서 11%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9%에 머문 한국당을 2%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바른정당에 20명의 의원들이 남아 있을 때보다 오히려 기회주의자라고 비난 받는 의원들 9명이 빠져나간 지금 정당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덩치가 무려 10배나 더큰 116석 규모의 한국당을 제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국민의당도 그런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는지 모른다. 더불어민주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는 호남중진들, 즉 ‘친여(親與)정당’을 만들려는 그들을 억지로 붙잡아두는 것보다 과감하게 털어내는 것이, 오히려 정당지지율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다만 바른정당과의 통합에는 반드시 임시전대라는 민주적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고, 특히 안 대표가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재신임 동시투표를 제안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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