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지자체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5-05-03 20: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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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최근 감사원은 각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감사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 감사일정을 두고 지금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난리다.

지자체장 협의회는 감사원의 감사를 받을 수 없다는 이상한(?) 결의를 하는가 하면, 아예 노골적으로 “감사원장을 항의 방문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도대체 무엇을 ‘항의’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더욱이 이 협의회의 회장이 속해있는 강남구는 일방적인 구정 운영 스타일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이 지역은 대표적인 감사의 사각지대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왜 아니겠는가. 통상적으로 정보공유가 가능한 구의회조차 구정 운영을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없다. 단지 강남구가 허락한 정보에 한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 시민단체의 정보공개 요청을 번번히 묵살하다가 급기야 최근 정보공개청구소송에서 패소, 망신살을 자초하는가 하면 구청장 부인의 국외 여행 경비를 불법 지원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한 시민단체 인사를 사기꾼으로 몰아 명예훼손 혐의로 제소했다가 1심에 이어 2심까지 졌다. 물론 고액의 소송 비용은 모두 주민 혈세로 지급됐다. 그런가하면 상급기관의 징계결정 처분을 받은 문제 공무원들을 이유가 애매한 채 ‘아량’으로 싸고돌기 일쑤다.

그런데도 이를 견제할 힘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 밖에도 전반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지자체 축제만 해도 그렇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일과성 축제행사를 민간단체에 위탁·시행케 하면서 사단법인 또는 재단법인과 같은 상설조직을 만들어, 축제행사비 보조금 명목으로 매년 수억원에서 십수억원씩 단체 임직원의 인건비를 비롯한 일체의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하니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렇다면 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는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만일 지자체들이 예산이나 운영 면에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고 있다면 감사를 아무리 많이 한다고 해도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 감사원의 감사에 저토록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은 뭔가 단단히 구린 구석이 있지 싶은 의혹만 증폭시킬 뿐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지금 단체장들이 구청장 직위를 마치 개인 사업체 사장자리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구정 운영비용이 자신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것이 아닌, 주민 혈세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면 이처럼 낯 뜨거운 구호로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감사원 감사는 돈 주인인 주민들에게 용처를 제대로 알리는 일이다.

주민의 알권리 차원에서라도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감사를 계속 거부한다면 혹여 ‘도둑놈 제발 저리기’의 누명(?)을 뒤집어 쓸 수도 있음을 경고하는 바이다.

헌법에 보장된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는 ‘생쇼’를 이제 그만 멈추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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