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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 손학규가 옳았다.
편집국장 고하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작년에 ‘불바다’, ‘핵전쟁’, ‘화염과 분노’, ‘군사적 해결책 장전 완료’라는 무시무시한 발언들을 쏟아내며 날선 설전을 주고받았다. 심지어 상대를 겨냥해 ‘불망나니’, ‘병든 강아지’라는 등의 원색적인 조롱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작년 9월 유엔총회 직후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꼬마 로켓맨’이란 별명을 붙였고, 이에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늙다리 미치광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맹비난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자신의 책상에 핵단추가 있다고 위협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핵버튼이 더 크고 강력하다고 반박하는 등 두 사람 간 신경전은 계속됐다.

이로 인해 일촉즉발의 팽팽한 긴장감이 한반도에 휘몰아쳤다. 

남북대화는 물론 북미 간에 대화는 요원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도 줄기차게 북미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제기한 야당 인사가 있었다.

바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다.

실제 손 의장은 작년 3월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 6차 TV토론회에서 "북한과 미국이 대화할 길을 한국이 열고, 그것을 위해 남북이 대화를 하는 길을 여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방문길에 오르기 전인 작년 9월 27일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토론회에 참석해 "남북한의 평화적 공존과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평화 프로세스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며 "북미 간 국교정상화 수립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가 미국을 설득하고 대화를 유도하는 중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듣지 않더라도 끈질기게 남북 대화를 이끌어야 한다"며 대북 특사파견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특사를 보내고, 북미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손 의장의 당시 주장은 너무나 파격적이어서 언론이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아마도 성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내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사실상 합의하는 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특별사절대표단을 보내고, 그 사절단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뒤 맺어진 결실이다. 그야말로 미국 현직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간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전광석화처럼 이뤄진 것이다.

실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뒤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 위원장과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큰 진전이 이뤄졌다”며 환영의사를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정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구두 메시지를 통해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과 함께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향후 어떠한 핵 또는 미사일 실험도 자제하겠다고 약속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해온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도 한미 양국이 지속해야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이에 따라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향후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특히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실제 행동으로 옮길지 등을 둘러싸고 북미 간 조율이 있어야겠지만 현재 상황에 비춰볼 때, 그다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이는 평화를 바라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기다리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남북대화와 대북특사를 통한 북미대화 가능성을 가장 먼저 제시한 인사는 여당 측 인사가 아니었다. 바로 야당 인사인 손학규 의장이었다. 

사실 그의 정치적 식견과 경륜, 그리고 혜안이 돋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제왕적대통령’이 군림하는 낡은 6공화국체제를 종식시키고 새로운 7공화국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사자후(獅子吼)를 토해 낸 바 있다.

어쩌면 6.13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이 본격화 될 것이고, 그 때 손 의장이 낡은 정치판을 걷어내고 새로운 판짜기를 주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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