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아침햇살
‘안철수 현상’은 소멸됐는가?
편집국장 고하승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예비후보 지지율 50%대를 기록하며 혜성처럼 정계에 등장했다.

새정치를 갈구하는 국민의 마음이 안 전 대표를 정계에 불러들인 것이다.

그때 등장한 용어가 ‘안철수 현상’이었다. 

하지만 작년 대선당시, 안 전 대표는 한때 지지율 40%에 육박했음에도 ‘박지원 상왕론’으로 인해 끝내 그 지지율을 지키지 못했고, 결국 3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지난 대선을 끝으로 ‘안철수 현상’은 끝났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 정말 안철수 현상은 소멸된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국민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안 전 대표가 표방했던 새정치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다. 사실 안철수 현상은 안 전 대표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다. 

그것은 일찍이 우리 정당사에 없었던 새로운 ‘제3지대’의 중도정당에 대한 국민의 갈망이다.
즉 진보와 보수로 편 가르기를 하는 패권양당이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국민의 염원이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났다는 말이다.

이 같은 중도정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남아 있는 한 안철수 현상은 결코 소멸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안 전 대표가 주도적으로 통합한 바른미래당은 좀처럼 뜨지 못하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미당의 ‘유승민화(化)’, 즉 ‘바른정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탓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기 전에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양당통합 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치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심지어 20%대에 육박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었다. 통합신당이 중도정당으로서 이념논쟁에서 벗어나 민생을 살피는 정당이 되어 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런데 통합 이후에는 그런 기대가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유승민 공동대표의 ‘보수 사랑’이 지나친 탓이다. 실제 유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보수’다. 그는 공식석상에서 줄곧 개혁 보수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최근 바미당 의원 연찬회에서도 "보수라고 하면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 당이 지지율을 올리려면 보수층의 지지가 필요하다"며 바미당의 보수정당화를 주장한 바 있다. 안철수 현상, 즉 새로운 중도정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여지없이 짓밟아 버리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는 참혹하다. 각종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바미당의 ‘바른정당화’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통합 이후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바미당 지지율은 국민의당 텃밭이었던 호남과 중도성향의 기존 국민의당 지지층이 이탈하며 합당 이전의 바른정당 지지율로 회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언론도 바미당을 ‘중도정당’이 아닌 ‘보수정당’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보수의 지지는 바미당과 유승민 대표가 아닌 한국당과 홍준표 대표를 향하고 있다. 즉 보수 지지층은 한국당을 보수의 본류로, 바른미래당을 보수의 아류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바미당은 한국당의 ‘2중대’로 전락한 셈이다. 과연 이런 상태에서 바미당이 6.13 지방선거를 제대로 치러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대로 가면 필패다. 바미당이 살 길은 ‘안철수 현상’을 되살리는 것뿐이다.

며칠 전 우연히 술자리에 동석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안철수 현상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유효하다”며 “안철수 현상을 다시 살려야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안철수 전 대표 개인이 아니라 다당제의 근간인 중도정당의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는 말일 게다. 지금 국민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진영논리에 따른 이전투구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이런 진흙탕 싸움에 바미당이 ‘보수 정의당’을 자처하며 끼어드는 것은 국민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중도의 새정치를 기대하는 ‘안철수 현상’과도 거리가 멀다.

이제는 유승민 대표의 독선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더 이상 ‘쉬쉬’해서는 안 된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바미당 내부에서 일부 뜻있는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 ‘극단적 보수’를 지향하는 유승민 대표를 향해 따끔하게 회초리를 들고 중도정당으로 방향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것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주효한 ‘안철수 현상’을 되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아울러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공동창업주 격인 유승민 대표의 동반등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 내부에서 일시에 터져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다. 공천을 받기위해 아무 말도 못하고 침묵하다가 한 자릿수 득표율로 처참하게 낙선하느니 차라리 공천 안 받고 출마하지 않는 게 훨씬 나을 것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저작권자 © 시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하승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HOT 연예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