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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선’ 문재인정부, 박근혜정부와 닮았다
편집국장 고하승
   



피감기관 예산으로 외유성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논란을 빚고 있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야당의 임명철회 요구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오히려 청와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 원장을 감싸고 도는 모양새다.

김 원장은 지난 2015년 국회 정무위원 시절 우리은행의 돈으로 2박 4일간 중국과 인도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같은 해 정무위의 또 다른 피감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예산 3077만원으로 본인은 물론 당시 인턴이었던 여비서까지 대동해 미국과 유럽을 10일간 다녀왔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야당이 일제히 김 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9일 "문 대통령은 (김 원장의) 임명을 철회하고 김 원장이 검찰 수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이런 국민의 뜻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한국당은 국민의 이름으로 (김 원장을) 검찰에 고발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같은 당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김 원장 한 명 살리기 위해 국회의원의 피감기관 제공 해외여행이 전면 허용됐다"며 "문재인 정권의 '김기식 지키기'가 국가기강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도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원장은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은 김 원장을 당장 해임하고 검찰은 이 사람을 수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이 문제는) 적폐청산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 검찰은 뇌물죄와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지 법적 검토를 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런 사람은 중용되지 않았다. 

그런데 청와대 관계자는 김 원장 출장 성격에 대해 '실패한 로비'로 규정하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가 확인한바 김 원장은 과거 출장과 관련해 해당 기관에 특혜를 제공한 바가 전혀 없다"고 가세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이 국민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을 사과한 마당에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계속 무리한 정치공세를 이어가면 저희로서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김 원장을 엄호했다.

하지만 김기식 원장은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의원이던 시절, 산업은행 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정책금융공사 국정감사에서 직원들의 로비성 출장을 질타하면서 “지원을 받으려고 하는 기업과 그것을 심사하는 직원의 관계에서 기업의 돈으로 출장 가서 자고, 밥 먹고, 체재비 지원받는 것, 이거 정당하냐”고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로비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특혜부여 여부와 무관하게 피감기관의 돈으로 외유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위인 것이다.

더구나 '김영란법(부정청탁방지법)'에 따르면 대가성에 상관없이 1회 100만원(연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형사처벌을 받는다. 김 원장이 2015년 3월 김영란법 처리를 주도하며 본회의서 법안 제안 설명까지 한 장본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법 시행(2016년 9월) 이전에 있었던 일이라 해도 '실패한 로비'로 치부해선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적폐청산’을 외치는 문재인 대통령은 청산대상인 그의 임명을 철회하지 않고 버티는 것일까?

높은 지지율 탓이다.

실제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60%~70%대를 오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율 역시 50% 안팎을 오가는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문재인 정부에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문 대통령이 뭘 해도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소리가 나오겠는가.

하지만 이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박근혜 정권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 박 전 대통령도 취임 초기 70%에 육박하는 높은 지지율만 믿고 독단적인 국정운영을 하다가 결국 ‘비선실세 국정농단’으로 인해 탄핵을 당했다.

그런데 지금 문재인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모습을 보면, 박근혜정부의 그런 과오가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 단적인 사례가 바로 김기식 원장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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