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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의 ‘관행’은 ‘적폐’다
편집국장 고하승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외유성 출장’ 파문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가운데 19대 의원 임기 종료(2016년 5월 29일) 직전에 정치후원금을 집중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새로운 의혹들이 잇달아 터져 나오고 있다. 

12일 현재 김 원장에 대한 의혹은 ‘황제외유’ 이후에도 무수히 많다.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면 국고에 반납해야 할 정치후원금 3억 여원이 불과 5개월 사이에 어디론가 감쪽같이 증발해 버렸다. 

실제 김 원장은 2016년 3월 고위 공직자 재산신고(2015년 말 기준)에서 정치자금(후원금) 계좌에 3억3772만원을 신고했다. 하지만 김 원장이 임기를 마치고 제출한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후원금은 400만원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재산공개 시점(2015년 말)으로부터 약 5개월 사이에 무려 3억3000만 원가량을 물 쓰듯 ‘펑펑’써댄 셈이다.

다른 국회의원들에 비해 예금 증가 속도가 아주 이례적으로 빠르게 늘어난 것도 수상한 대목이다. 실제로 김 원장은 19대 국회의원이 된 이듬해인 2013년 재산을 4억7730만원이라고 신고했지만 임기 만료를 앞둔 2016년 3월에는 12억5630만원으로 무려 7억7900만원이 늘어났다. 

특히 가장 증가한 항목은 예금으로 김 원장은 당선 전인 2012년에는 6088만원에 불과했던 예금이 2016년에는 후원금을 제외하고도 4억1500만원의 예금이 별도로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김 원장은 국회 정무위원 시절인 2015년 5월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지원을 받고 유럽에 출장 간 것에 대해 ‘외유’가 아니라 ‘공무’라고 주장했으나 거짓임이 드러났다. 당시 이탈리아 로마 시내 관광을 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나온 것이다. 실제로 KIEP의 출장비용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김 원장 일행이 출장 이틀째인 5월30일 오전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 입장권을, 오후엔 콜로세움 입장권을 산 것으로 드러났으며, 당시 김 원장을 수행한 인턴(여비서 김씨)은 그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베드로 성당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심지어 김 원장은 대기업을 비판하는 참여연대 사무총장 시절인 지난 2007년에는 포스코의 지원을 받아 무려 1년간 ‘공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는 사실까지 드러난 마당이다.

그런데도 김 원장은 “자진사퇴 않겠다”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반성’은 하지만 ‘관행’이라는 게 이유다.

청와대도 그런 김 원장을 적극옹호하고 나섰다.

실제 청와대는 지난 9일부터 오늘까지 나흘째 김 원장에 대한 임명철회 또는 자진사퇴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매일 기자들에게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러나 민심은 다르다. 12일 리얼미터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절반 이상은 김 원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절한 행위가 분명하므로 김 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은 50.5%로 집계된 반면 '재벌개혁에 적합하므로 사퇴에 반대한다'고 답한 비율은 33.4%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6.1%다.

(이 조사는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11일 하루 동안 전국 성인 5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것으로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야당의 반발도 거세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후보는 오늘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김기식 원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였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황제외유)를 관행으로 둔갑시켜 입법부 전체를 파렴치한 곳으로 몰면서 '김기식 일병 구하기'를 위한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김 원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는 가벼워지지 않으며, 그는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대변인도 "(청와대는)김기식 원장에 대해 결단할 때가 됐다"며 "4월 국회 정상화를 위해 김 원장 논란을 매듭지어야 한다. 빠를수록 좋다"고 해임을 촉구했다. 

여권에 우호적인 정의당마저 등을 돌렸다.

정의당은 당초 김 원장 임명 소식에 금융개혁에 대한 기대를 밝혔으나, 이후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부정적 입장으로 선회했다가, '더 이상 직책 수행이 어려울 정도'라는 판단에 사퇴요구를 하는 쪽으로 당론을 정했다.

이게 민심이다. 지금의 민심은 김기식 원장이 말한 ‘관행’을 청산해야할 ‘적폐’로 보고 있는 것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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