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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한민국 장관들이 ‘무임소 장관’인가?
  • 이진원 기자
  • 승인 2018.04.19 17:51
  • 입력 2018.04.19 17:51
  • 댓글 0
정치행정부 이진원 기자

 
   

최근의 국내정세는 개헌과 일자리, 남북정상회담 등의 복합적 당면과제로 상당히 복잡하게 운영되고 있지만, 각 부처 장관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부각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개헌과 일자리, 남북정상회담 등의 과제가 어느 부처의 소관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야 어렵겠지만, 보편적으로 국민들은 개헌은 법무부 등이, 일자리는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이, 남북정상회담은 외교부와 통일부, 국방부 등이 주무부처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해당 당면과제를 해결하는 형태를 반추해볼 때 당면과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사람들 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이들은 ‘청와대 참모들’이다.

개헌과 관련해 지난 4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직접 ‘국민투표법 개정촉구’를 주제로 브리핑을 한 바 있다.

국민투표법이 2014년 헌법재판소에서 ‘헌법 불합치’ 판결을 받아 향후 개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기에 이에 대해 문제재기를 할 이유야 없겠지만, 이를 임 실장이 발표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여러 번 생각해봐도 헌법 개정과 관련한 내용은 주무부처 장관이면서 해당분야에 있어 대통령의 참모이기도 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브리핑 하는 것이 자연스러웠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일자리 창출 문제에 있어서도 김동연 경제 부총리와 김영주 고용부 장관이 각 당을 찾아다니면서 교섭하고, 각종 간담회도 주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과 관련, 구체적인 청사진은 청와대가 발표하다보니 표면적으로 볼 때 일자리 창출 문제도 청와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재경부와 고용부 장관의 활동은 평가절하 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근 정가에서 제기되고 있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불화설도 이 상황을 뒷받침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정 실장이 ‘정보를 독점하고 있다’, ‘외교부 장관의 범위를 침범하고 있다’는 설이 돌면 돌수록 비(非)외무고시 출신한 강 장관을 앉힌 이유가 ‘꼭두각시’로 장관을 세워 놓고 정 실장이 외교 실권을 장악할 수 있도록 하려함이었다는 오명을 피하기는 어려울 테다.

이 문제의 정점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각 부문 실무자로 참여했던 원로를 초청한 자리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남북정상회담은 현 시점에 가장 중요한 현안이다. 그렇기에 강 장관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관련부처 장관들이 참석하는 것이 바람직했지만,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만일 관련 부처 장관들이 참석했더라면 남북정상회담 준비가 ‘청와대 독선’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각 부처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으로 보였을 텐데 문 대통령의 행보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와 각 부처 간의 물리적 거리를 줄여 소통의 용이한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대선때부터 ‘광화문 집무실 시대’를 열겠다고 주창해왔다.

문 대통령이 이를 진정으로 실현하고자 한다면 먼저 각 부처 장관들의 위상을 제고하고자 노력해야만 할 것이며,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는 부처의 장관들이 당면과제의 중심에서 전두지휘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청와대가 ‘제왕적 대통령제를 탈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각 부처의 장관이 ‘무임소 장관’처럼 보이도록 한다면 그 말을 어떤 국민이 믿겠는가? 

그러므로 문 대통령이 이 문제의 본질을 바로 보지 못한다면 임 실장이 ‘부통령급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것과 장관들이 각 부처의 장으로써 임무를 수행하지 않고, 대통령의 정책 홍보와 국회 교섭에만 나서는 ‘비서급의 무임소 장관’으로 비춰지는 점을 해소할 수 없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진원 기자  yjw@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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