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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채무 8조원 감축’은 말장난
편집국장 고하승
   



“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한 2011년 이후 지금까지 공약대로 8조 원 가까운 채무를 줄였다.”

“박원순 시장이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는 채무 8조원 감축은 거짓말이다.”

이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시장 후보인 박 시장과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시 채무 ‘8조원 감축’ 문제를 놓고 벌이는 공방전이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서울시 집계에 따르면, 시 본청과 5대 산하기관의 채무는 2011년 10월 박 시장 취임 당시 19조 9873억원에서 작년 12월 12조 2786억원으로 7조 7087억원이 줄었다.

서울시 본청의 채무는 3조 2000억 수준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지만, SH공사는 2011년 10월 13조 5789억원으로 서울시 전체 채무의 67%를 차지하다 작년 12월에는 6조 2222억원까지 줄였고, 서울메트로의 경우 같은 기간 2조 3227억원에서 1조 8518억원으로, 서울도시철도공사는 8089억원에서 6582억원으로 줄여 지하철 양 공사는 총 6216억원을 감축했다.

따라서 ‘채무 8조원을 줄였다’는 박 시장의 주장은 일단 외형적으로 볼 때 거짓말은 아니다.

하지만 부채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서울시 부채는 2011년 기준 약 4조 5000억 원이던 것이 2015년 6조 6242억 원, 2016년 7조7004억 원으로 증가한데 이어, 2017년에는 약 8조원 수준에 달해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2011년(4조5093억 원)에 비해 3조3862억 원(75.1%)로 거의 배에 가까운 증가를 보였다. 

특히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부채가 매년 1조원 이상씩의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서울시 산하기관 부채는 '도시철도공채, 공모채, 금융권 대출, 주택도시기금 차입' 등이 대부분인데, 박 시장 취임 후 1조 3065억 원이(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박 시장 취임 이후 채무는 줄어든 반면, 부채는 늘어난 셈이다.

물론 채무와 부채는 다르다. 채무는 정해진 날짜에 갚아야 하고 누적되면 부도 우려까지 있는 '급한 불'인 반면, 부채는 당장은 갚지 않아도 되고 사업이 끝나면 회수된다는 점에서 적정히 관리하면 되는 '불씨'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채무도 부채도 모두 서울 시민이 갚아야 할 빚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 박 시장 취임 이후 채무는 줄었지만, 이와 비례해 산하기관인 서울주택도시공사의 재고자산(주택, 상가, 택지 등)도 큰 폭으로 줄었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 2011년 10조 4100억 원이던 주택도시공사 재고자산이 지난해 말에는 5조 4842억 원으로 약 5조 원 가깝게 감소했다. 즉 서울시 산하 공사의 보유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은행 등에서 빌린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채무액수는 감소했지만, 자산이 동반 감소 한 것으로 서울시의 재정은 결과적으로 좋아진 게 없다는 얘기다. 

더구나 위례 신도시 등 택지개발사업의 보상비와 기반시설 조성비 등 선투자 비용이 회수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채무가 줄어든 것을 박 시장이 마치 자신의 업적인양 내세우는 것도 잘못이다.

특히 지하철 양공사의 채무가 감소한 것은 박 시장 취임 후 대중교통 요금이 40% 인상된 데 따른 것으로 박 시장의 업적과는 무관하다. 결국 공사 보유 자산을 팔고 시민들의 돈으로 시의 빚을 갚은 것에 불과한 까닭이다.

이런 의미에서 박 시장의 ‘채무 8조원 감축’은 사실상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그런데도 박 시장 측과 서울시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회계의 기본을 모르고서 하는 소리"라며 "의도적으로 흠집 내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용석 바른미래당 서울시의원은 "당장 이자가 발생하는 채무에 신경을 쓰면서, 지금 학생인 동료 시민들이 훗날 갚아가야 할 부채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시가 부채 위주의 관리가 일반 원칙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마치 채무가 부채보다 우위인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사실 박 시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 당시 오세훈 전 시장의 부채 감축 문제를 제기하면서 현재의 안철수 후보와 똑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러니 이제 이 문제에 대한 공방은 이쯤에서 접어두고 어떻게 하면 박 시장 취임 이후 침체된 서울시를 다시 활기 넘치는 서울시로 되돌릴 것인지, 그 문제에 집중해 주기를 바란다.

안전한 서울시, 미세먼지 없는 서울시, 주거 양극화가 없는 서울시, 자녀 교육문제에 믿음을 주는 서울시, 이런 서울시를 위한 각 정당 서울시장 후보들의 불꽃 튀는 경쟁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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