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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 서울은 ‘강남공화국’인가
편집국장 고하승
   



문재인 정부가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출범한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문 정부는 지난 1년간 규제 성격을 띤 수요 억제 정책을 연이어 쏟아내면서 투기 억제와 집값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해 왔다.

실제로 정부는 부동산 규제 정책의 '종합선물세트'라 불리는 '8·2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전 지역과 경기 과천·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강남4구 등 서울 11개구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해 각종 규제를 집중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오늘날 강남의 집값은 천정부지다. 

서울의 고급주택, 그러니까 주로 강남권에 있는 주택 가격이 문정부 출범 1년 사이에 무려 25% 나 폭등하면서 전 세계 도시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는 씁쓸한 통계가 발표됐다.

실제로 영국 부동산 정보 업체인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가 발표한 '프라임 글로벌 도시 지수'(Prime Global Cities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의 고급주택 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7% 올랐다. 

이는 조사대상 도시 평균 상승률(4.8%)의 5배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대상인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 43곳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에 대해 나이트 프랭크는 "다주택자 중과세, 부동산 대출 억제를 포함한 광범위한 조치로 서울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대체로 식었지만 강남 주요 시장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투기 활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강남지역의 부동산투기, 그로 인한 강남집값 폭등이 서울집값 상승을 주도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낙제점’이라고 할만하다.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인가.

인프라의 강남 집중이 가져온 결과물이다. 만일 강북을 강남 못지않은 인프라, 즉 교육 환경이 양호하고 사통팔달의 편리한 교통망, 아늑한 생활환경을 갖춘 곳으로 발전시켜나간다면, 굳이 무리하게 비싼 강남에서 주택을 매입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재임 7년간 ‘강남북균형발전’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바 없다.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낙후된 강북 지역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지 않는 한 강남권과 강북권의 인프라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제에 문외한인 박 시장에게선 이런 개념을 찾아 볼 수가 없다.

그 단적인 사례가 바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이다.

당초 현대자동차는 강북 뚝섬의 삼표레미콘 부지에 센터를 지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서울시는 5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은 도심 및 부도심에만 지을 수 있도록 규정한 ‘초고층건물 관리 기준안’을 이유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결국 현대자동차는 강북을 포기하고 강남에 센터를 지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강북 뚝섬 인근지역은 발전의 기회를 놓쳤고, 삼성동 인근 부동산은 폭등하는 결과가 초래되고 말았다.

박 시장과 같은 당 소속 민병두 의원이 박 시장을 겨냥해 “강남만의 서울시장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판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 역시 박 시장의 최대 실책으로 강남북 불균형 개발을 꼽은 바 있다. 실제 우 의원은 “시민사회운동가 출신인 박 시장이 기대와 달리 강남 중심의 정책을 펼친 데 대한 시민들의 서운한 감정이 깊다”며 “강남 위주의 개발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정부의 집값 안정화 대책과 엇박자를 낸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다보니 공희준 델리크라시 수석에디터는 서울을 박 시장 등 이른바 ‘강남좌파’가 장악한 ‘강남공화국’으로 규정하며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지금처럼 강남에 인프라 투자를 집중시키는 정책기조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강남북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그로인한 강북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제는 서울시의 정책기조를 바꿔야 한다. 강남위주의 개발정책에서 강남북균형발전 쪽으로 정책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만일 박 시장이 그런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그건 서울을 ‘강남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이 서울시장을 바꿀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모쪼록 강북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눈물을 닦아 줄 서울시장 후보가 당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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