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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한국, 개헌논의 나서라
편집국장 고하승
   



거대정당의 타협 없는 정치, 패권양당의 기득권 나눠먹기로 인해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의 불씨가 사그라지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이른바 ‘개헌연대’를 구성하고, 16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향해 ▲‘8인 개헌협상회의’ 즉각 추진 ▲국회 헌정특위 가동 및 활동기한 연장 ▲5월 국회에서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통과 등 3개항의 이행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개헌불씨 살리기에 안간힘이다.

실제 야3당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개헌연대 기자회견을 열고, “31년 만에 찾아 온 개헌의 기회는 청와대와 거대 양당이 만든 것이 아니다. ‘촛불혁명을 완성하라’는 국민의 지엄한 명령으로 시작된 것”이라며 민주당과 한국당의 개헌논의 동참을 촉구했다.

이어 “지방선거 전에 새로운 개헌일정 합의와 연내 국민투표 실시를 위한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을 때”라며 “당초 합의했던 ‘8인 개헌 협상회의’를 즉각 가동하고 주요 쟁점에 대한 대타협을 이뤄낼 것을 거대양당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헌정특위 간사, 심상정 정의당 헌정특위 간사, 김광수 민주평화당 헌정특위 간사 등이 함께 했다. 야3당이 개헌논의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개헌논의에 탄력이 붙을지 의문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적대적 공생관계’ 탓이다.

이른바 ‘제왕적대통령제’라고 불리는 현행체제에서는 민주당과 한국당 등 기득권 정당의 나눠먹기가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개헌이나 선거구제 개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런 요구가 불편하게 느껴질 것이다.

사실 민주당이 6월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투표’를 해야 한다며 문재인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을 밀어붙였던 것은 실제로 개헌을 하겠다는 뜻이 아니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의 협조 없이는 정부발의 개헌안이 국회통과할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빤히 알면서도 무리수를 둔 것을 보면, 단지 자신들은 대국민약속인 개헌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개헌 쇼’에 불과했다. 그래서 당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청와대의 개헌안 발의는 오히려 개헌을 좌초시키는 정반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된 후 야4당은 일제히 청와대에 개헌안 철회를 요구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고 개헌을 밀어붙인다는 것이었다. 결국 6월 개헌투표를 위해 선행돼야 하는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국회통과 시한인 지난달 23일 넘어서면서 6월 개헌투표는 물 건너갔던 것이다.

그러면 올해 안에 개헌을 완성하겠다고 큰소리쳤던 한국당은 어떤가.

솔직히 ‘도긴개긴’이다. 올해 안에 개헌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한국당은 지금쯤 개헌로드맵을 제시해야 하는데, 감감무소식이다.

이대로 가면 올해 안에 개헌을 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끝내 개헌이 무산될지도 모른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기관인데, 국민 80%가 요구하는 개헌을 안 하고 있는 것이다. 6.13 지방선거 이후, 국민은 민주당과 한국당을 향해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물을 지도 모른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중앙당 선대위원장이 “개헌은 이제 시작이다. 개헌이 좌절된 것이 아니라 제왕적 개헌추진이 잘못된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 개헌을 추진해서 총선 이전에 완성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후에 진행될 정계개편을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어제 오전 11시 국회 정문 앞에서 정치개혁공동행동, 국민개헌넷 등 선거제도 개혁과 개헌을 촉구하는 961개의 시민사회단체가 6·13 지방선거 동시개헌과 선거법 개정을 무산시킨 국회를 규탄하고, 연내 개헌합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민의 70% 이상이 개헌에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개헌요구는 지방선거 이후에 더욱 거세질 것이다. 

지난 1년 6개월 여간 대부분의 시간을 허송세월하고, 6월 개헌을 무산시킨 국회, 특히 민주당과 한국당의 행태는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되기 어렵다. 만일 ‘개헌연대’를 이룬 야3당의 요구를 일축한다면, 패권양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정치판을 뒤흔들고 끝내 정계개편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모쪼록 이제라도 민주당과 한국당이 ‘제왕적대통령제 종식’이라는 촛불시위에 담긴 뜻을 헤아리고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에 나서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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