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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 홍준표’ 이번엔 안철수?
편집국장 고하승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4일 ‘샤이 홍준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거나 응답 시에도 성향을 숨기는 ‘샤이(shy) 보수’ 현상처럼 지난 대선 때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했던 이들이 이제 와서는 그런 사실을 숨기려 한다는 것이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이날 “현재 '샤이 홍준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러한 샤이 홍준표 현상은 다수 의견이 어느 한 쪽으로 모아지고 있을 때 소수 의견을 숨기는 '침묵의 나선(spiral of silence)' 효과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했음에도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다거나 ‘모르겠다'고 거짓 답변한 응답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홍 대표 소속 정당의 후보를 지지하기보다 다른 당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냐하면 거짓 답변은 ‘이전에는 좋아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선호도가 떨어진 사람과 함께 정치활동을 하는 후보에 대한 선호도 역시 낮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리얼미터가 실시하는 각종 여론조사결과는 응답률이 너무 낮아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샤이 홍준표’에 대한 분석에 대해선 필자 역시 공감한다.
왜냐하면 그런 현상이 지금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작년 7월 3일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 대표에 선출됐다. 2위와의 격차가 무려 3배 이상 벌어졌다. 그런데도 최근 한국당 당원들에게 물어보면 작년 전당대회에서 홍 대표를 찍었다는 사람은 손꼽을 정도다. 심지어 홍 대표를 향해 여당을 돕는 ‘민주당 엑스맨’이라고 꼬집는가하면, 선거 국면임에도 당내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당대표의 지원유세를 거부하는 이른바 ‘홍준표 패싱’현상까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대선 당시 홍준표를 찍었던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이 그런 사실을 감추고 싶어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면 그들, 즉 지난 대선 당시 홍 대표를 찍었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어 하는 그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들이 투표를 보이콧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기울어진 운동장’에 비유될 정도로 문재인 대통령 압승이 예상되던 상황에서 투표를 했다는 건 그만큼, ‘보수’에 대한 소신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선 초반 한 자릿수에 불과하던 홍준표 대표가 막판 상승세를 타면서 결국 안철수 후보를 꺾고 2위를 차지한 것은 ‘묻지 마 보수’ 성향인 그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 그들이 지금은 ‘미워도 홍준표냐, 이번엔 안철수냐’의 갈림길에 서있을 것이다.
그들의 선택 기준은 아마도 ‘경제’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문재인 정부가 경제를 내팽개친 것 아니냐는 불만의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탓이다. 실제 정부가 경기를 판단하려고 중점적으로 보는 10대 경제 지표 중 9개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현재 국내 경제 상황은 경기 후퇴에서 침체 국면으로 진입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최저임금 인상 이후 올 3월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11만6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1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고, 제조업 가동률은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 유권자들은 ‘4.27 판문점회담’이라는 기대감에 들떠 잠시 배고픔을 잊고 있지만, 그런 상황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다.

곧 경제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될 것이고, ‘소득주도성장론’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에 대해 회초리를 들게 될 것이다. 그 때에 유권자들은 누가 경제난국을 헤쳐 나갈 적임자인가를 판단하게 될 것이고, ‘미워도 홍준표냐, 이번에는 안철수냐’를 선택할 것이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을 ‘위장평화’라며 연일 안보이슈를 전면에 내세우는 홍 대표보다는 “서울을 4차산업혁명의 전진기지로 만들 것”이라며 ‘경제이슈’를 들고 나온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쪽으로 ‘샤이 홍준표’ 표심이 기울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

다만 그 표심이 안 후보의 당락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가 될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판단이 서지 않는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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