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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숨은 표심 얼마나 될까?
편집국장 고하승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 45.8%,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 28.5%.”

이는 지난 4·13 총선 당시, 선거를 불과 20일 앞둔 시점인 2016년 3월 24일 KBS가 발표한 서울 종로지역의 여론조사 결과다.

이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당시 각 언론은 “가장 주목받는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의 지지도가 상승,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와 격차를 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거나 “오세훈 후보의 압승이 예상 된다”는 식의 보도를 일제히 내보냈다.

하지만 정세균 후보는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믿지 않았다.

실제 정 후보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17.3%p 격차다. 이 숫자를 꼭 기억해 달라"며 “여론조사가 여론 왜곡인지 아닌지 종로에서 증명해 보이겠다”고 적었다.

그러면 실제 득표율은 어떻게 되었을까?

선거 결과는 여론조사 결과와 정 반대로 정 후보가 12.9%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압승을 거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과 실제 득표율에는 무려 30% 이상 차이가 난 것이다.

당시 오세훈 후보는 여당이었고, 정세균 후보는 야당이었다.

결과적으로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야당 숨은 표심’이 30%가량이나 있었던 셈이다.

이에 앞서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었다.

최대 관심지역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시 오세훈 여당 후보와 한명숙 야당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약 20% 가까이 났다. 이런 지지율 격차는 선거기간 내내 이어졌고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당시 ‘중앙일보’ 조사에서는 오 시장이 50.8% 지지율로 28% 지지율을 기록한 한 후보를 22.8%포인트 격차로 압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두후보간 득표율 격차는 고작 0.6%에 불과했다. 여론조사에 나타나지 않은 숨은 표심이 20%가량 있었던 셈이다.

사실 여론조사 전문가와 언론인들 사이에선 ‘야당 숨은 표심’이 있다는 게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야 각 정당도 숨은 표가 “여당을 견제하는 야당 지지 성향을 보인다.”는 분석에 대해선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숨은 표’에 야당 성향이 많은 이유는 ‘여론조사에서 야당 지지자라고 답할 경우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특히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상대 후보에게 뒤지면 여론조사에서 의사 표명을 꺼리기 때문으로 추론된다.  

정두언 전 의원도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야당의 숨은 표가 있고, 12% 수준으로 파악된다”고 밝힌 적이 있으며, 우상호 의원도 야당 대변인 당시에 “10~15%포인트가 야당을 지지하는 숨은 표”라고 주장한 바 있다.

결국 현재 각 언론에서 발표하는 야당 후보의 지지율보다는 실제 득표율이 10%~15%정도는 더 높게 나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통상적인 상황일 때이고, 지금은 민주당이 독주하는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야당지지자들이 자신의 의중을 드러내기 어렵다. 이런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야당 숨은 표심’이 적어도 15%~20% 정도는 될 것이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즉 현재 공개되고 있는 여론조사보다 야당 후보의 실제 득표율이 20%가량은 더 높게 나올 것이란 뜻이다. 따라서 여당 후보들은 신기루와 같은 지지율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더욱 분발하고,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 야당 후보들은 지레 겁먹거나 포기하지 말고, 더욱 적극적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설 필요가 있다.

그리고 차제에 여론조사 발표가 선거에 끼치는 해악을 고려해 이를 규제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실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정당 후보들은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알리기보다는 토론회를 기피하는 등 ‘숨바꼭질’하듯, 오히려 꼭꼭 숨어버리는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하고 있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여론조사 발표는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판단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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