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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본 문재인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지난 평창 겨울 올림픽에 참석하였던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위원회(한국의 국회에 해당) 상임위원장(국회의장 또는 국가원수에 해당)은 다섯 번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보도되었다. 

남북여자단일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할 때, 삼지연 관현악단 서울 공연 관람 때 등등. 

‘우리는 하나다’란 구호에, ‘역시 한 핏줄이구나’라는 감정에 북받쳤다는 이야기이다. 

북한정권의 대남(對南) 공산화 전략의 핵심 전술인 원초적 민족주의 선동이 한국에서 꽃을 피운 데 대한 감격일 것이다. 

김정은도 여러 차례 문재인 대통령의 언행에 감격하였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좌편향 역사 교과서를 수정한 국정교과서를 폐기하였을 때, 이승만(李承晩) 주도의 1948년 건국을 부정하고 올해를 대한민국 건국 70주년으로 기념할 수 없다면서 1919년 건국설을 주장하고 나왔을 때, 자위적 핵개발의 산실(産室)이 될 수 있는 원전(原電)을 없애겠다고 선언하였을 때, 6.25를 ‘남침’ 아닌 ‘내전’이라고 (그것도)유엔총회에서 연설하였을 때, 국정원 국방부의 대북(對北)심리전 활동(댓글 등) 관련자들을 잇달아 구속할 때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보수를 궤멸시키겠다는 전 총리의 발언을 실천하듯이 이른바 ‘적폐청산’의 칼끝이 반공자유 세력을 향할 때는 통쾌한 복수의 맛도 느꼈을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원세훈, 김관진, 이병기, 남재준 등이 감옥으로 가고, 좌파 운동권 출신으로 분류되던 인사들이 권력층에 포진하는 것을 본 김정은은 ‘촛불혁명이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전략의 그 민주주의혁명이 아닌가’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의 주체사상화’를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될 세력을 정리해준다고 해석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그는 무엇보다도 문재인 대통령이 김일성 숭배자인 윤이상을 진심으로 챙겨주고(묘소의 통영 이장 허용 등), 김일성주의자인 신영복을 사상가로 존경한다는 말을 김일성 손녀 앞에서 하였을 때 감명을 받았을 것이다. 

‘사람이 먼저다’는 구호와 ‘더불어민주당’이란 당명(黨名)에도 신영복의 사상이 들어가 있고, 대통령 발의 개헌안에도 ‘국민’을 ‘사람’으로 바꾼 조항이 여러 개 있다는 보고를 받으면서, 김정은은, 홍준표ㆍ김문수 씨가 ‘주사파(김일성주의자) 정권’이라고 아무리 비판하여도 문 대통령이 흔들림 없이 ‘자주적 노선’을 밀고 나가는 데 감탄하였을 것이다. 

교육부의 새 역사 교과서 집필기준에서 ‘자유민주주의’가 빠짐으로써 남북한이 공히 ‘민주주의’를 매개로 연대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점도 높게 평가하였을 것이다. 

교육부가 북한정권이 정통성을 주장하는 데 치명적인 약점인, 1948년 12월의 유엔총회 결의(대한민국만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를 교과서에서 빼기로 한 것도 놓치지 않고 지켜보았을 터이다. 

작년이 박정희 탄생 100주년인데도 기념우표를 발행하지 못하게 하고, 기념관에 동상마저 세우지 못하는 것을 지켜본 김정은은 “이승만-박정희-이명박-박근혜 세력이 드디어 몰락하는구나”라는 감상에 젖었을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시설을 선제공격할 태세를 갖추자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우리 허락 없이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을 때는 고마움도 느꼈을지 모른다. 

더구나 김정은이 가장 걱정하던 전술핵 재배치에 대하여 국방장관이 미국을 설득하려는 기미가 나타났을 때 단호하게 “안 된다”고 제지한 문 대통령이 아닌가. 

출처 : 조갑제닷컴

조갑제  siminilbo@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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