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아침햇살
박지원의 몽니?
편집국장 고하승
 
   

4.27 판문점회담 등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4일 정부의 대북행보에 일침을 가하는 개그맨 같은 모습을 보여 여의도 정가는 한바탕 웃음보가 터졌다.

실제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정부가 지나친 남북 간 광폭운전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다’는 겸손의 자세로 안전운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북미회담이 성공해야만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것이 지금 현재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성숙한 대북관계 접촉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박 의원의 이 같은 지적은 맞는 말이다.

사실 미국 언론은 정보당국자 등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에 진정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 의사가 없다는 취지의 보도를 연일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CNN은 2일(현지시각) “국방정보국(DIA)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재로서는 완전한 비핵화 프로그램에 참여할 의도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달 30일 “국방정보국은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핵탄두 및 관련 시설을 은폐하려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월스트리트 저널>은 1일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 산하 비확산연구센터가 최근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 함흥의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공장의 외부 공사가 완성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쯤 되면 미국 내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핵을 폐기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과 백악관뿐’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무면허 운전’과 ‘과속 운전’에 비유하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도 박지원 의원은 그간 ‘문비어천가’를 부르듯, 현 정부의 대북행보를 칭찬하는 발언을 잇달아 쏟아냈었다. 그것도 아주 닭살이 돋을 정도의 극단적 ‘아부 성’ 발언 일색이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이 파견한 대북특사단의 3·5 남북합의에 대해 “저래서 문재인이 대통령됐구나”라며 “역시 나보다 낫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저도 특사를 해봤지만, 이번 특사들은 너무 잘해서 제가 질투를 한다"며 "이렇게 완전한 합의를 해올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잔뜩 추켜세웠다.

4.27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선 “완전한 비핵화는 트럼프의 결단·김정은의 실천·문재인의 안전운전. 즉 세 정상의 삼박자, 폼페이오·김영철·서훈 트리오의 협상으로 이뤄진다”며 “이번 4.27판문점 선언은 좋은 합의이고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좋은 희망의 선언”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과속운전’을 우려하는 야당에 대해선 "충고는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지나치면 과유불급"이라고 꼬집었다. 사실상 ‘문재인의 방패’노릇을 한 셈이다.

그런데 이날 느닷없이, ‘광폭운전’이라는 용어가지 써가면서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으니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대체 그동안 줄기차게 ‘문비어천가’를 부르던 박 의원은 왜 갑자기 자신이 ‘투사’라도 되는 양 전투적인 태세를 취하는 것일까?

지금은 국회 원 구성을 앞둔 시점이다. 그렇다면 혹시 국회부의장 자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건 아닐까?

즉, 자신을 국회부의장 시켜주지 않으면 더 이상 칭찬하지 않고 비판하겠다는 일종의 경고가 아니냐는 뜻이다.

설사 그게 안 되더라도 자신과 평화당을 연정의 파트너로 삼아 달라는 일종의 협박일지도 모른다. 그것도 안 되면 제발 ‘개혁입법연대’라도 해달라는 간절한 하소연일 수도 있다. 한마디로 박지원 식의 ‘몽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과거 JP(김종필)가 몽니를 통해 DJ(김대중)로부터 자신이 얻고자 하던 것을 얻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미 그런 시절은 지난 지 오래다. 케케묵은 그런 발상으로는 국회부의장 자리는커녕 ‘연정’이나 ‘연대’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경고하거니와 민주당에 매달리면 매달릴 수록 오히려 평화당의 입지는 위축될 것이고, 박 의원의 정치수명 또한 단출 될 뿐이다.

모쪼록 박 의원이 이 같은 현실을 깨닫고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할 말을 하는 당당한 야당 정치인으로 새롭게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저작권자 © 시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하승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HOT 연예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