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아침햇살
정병국의 ‘꼼수정치’
편집국장 고하승
   



바른미래당 전당대회를 불과 45여일 앞둔 시점에 정병국 의원이 느닷없이 당 대표 선출 일정을 늦춰야 한다며 ‘전대 연기론’을 들고 나와 다시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의원 간 물밑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바른정당 출신의 정 의원은 지난 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진정한 당 개혁을 위해 8·19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전당대회)를 늦추자“고 제안했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이미 지난 달 25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치열한 논의 끝에 새 지도부를 꾸리기 위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를 오는 8월1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런 비대위 결정을 하루아침에 백지화 시키고 9월에 전대를 실시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과 당원들은 이미 확정지은 전당대회 날짜를 굳이 바꿀 필요가 있냐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분위기다.

특히 정기국회 중간에 전당대회를 여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인 만큼, 9월 정기국회 이전에 반드시 새로운 당 지도부 체제를 확정지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면 정병국 의원은 왜 뜬금없이 ‘9월 전대론’을 제기한 것일까?

아마도 지금 당장 전당대회를 실시할 경우, 국민의당 출신에게 당권을 넘겨줄 것이란 전망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바른미래당의 대주주격인 안철수 전 의원은 한때 자신의 출마설이 나온 데 대해 '소설'이라고 일축하며 사실상 전대 불출마 의사를 밝혔고, 유승민 전 공동대표는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 따라 물러난 만큼 역시 출마의 길이 차단당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바른정당 출신으로는 재선의 하태경 의원과 이준석 전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등 겨우 두 사람만 당권도전 의사를 밝혔을 뿐이다.

반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당권주자들 가운데 국민의당 출신들은 무수히 많다.

실제 김영환 전 경기지사 후보도 출마를 고려중이고, 원내대표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이언주 의원, 이동섭 의원, 문병호 전 인천시장 후보, 장성민 전 의원, 장진영 전 서울 동작구청장 후보, 박주원 전 경기 안산시장 후보, 김철근 대변인 등도 거론되고 있다.

최근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려다가 뜻을 접은 김성식 의원 역시 본인의 의지는 크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지지만, 당내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출마 요구가 나온다.

특히 '비상 상황이므로 중량감 있는 인사가 등판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에 따라 손학규 전 상임선대위원장의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당대회를 실시하면, 국민의당 출신에게 당권을 넘겨줄 것이란 위기감 때문에 바른정당 출신의 정병국 의원이 총대를 메고 ‘전대 연기론’을 주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즉 한달 간 전대를 연기한 후, 바른정당 출신들이 후보단일화를 논의하는 등 당권을 거머쥘 시간을 벌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정병국 의원이 "새로 뽑힐 당 대표의 임기를 2년에서 1년으로 줄여 2020년 제21대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할 수 없게 제한하자"고 공개 제안한 것을 보면, 그런 의구심은 더욱 깊어진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상 당 대표의 임기는 2년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걸 아무런 이유 없이 1년으로 줄이자는 것은 국민의당 출신에게 공천권을 줄 수 없다며 생떼를 부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실 지금의 바른미래당의 상황은 한마디로 ‘물과 기름’과도 같다. 국민의당·바른정당 출신 간의 이질성이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는 탓이다. 뼛속부터 보수라고 여기는 바른정당 출신과 ‘보수’란 단어 자체를 거부하는 국민의당 출신의 입장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그로 인해 6.13 지방선거에 참패했다.

그런데 이번에 바른정당 출신인 정병국 의원이 일정에 따라 전대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전대연기론을 주장하는가하면, 당헌당규상 2년 임기로 정해진 것을 자기들 마음대로 1년으로 축소하자고 어깃장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 바른미래당은 선거를 앞두고 서둘러 통합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한 지붕 두 가족’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태로는 2020년 총선도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완전한 통합을 우리기 위해서라도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자면 당헌당규상 보장된 임기 2년을 채우는 당 대표가 나와야 한다. 국민의당 출신이 당 대표가 되거나 바른정당 출신이 당 대표가 되거나 상관없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당헌당규대로 새로운 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게 옳다. 그런 의미에서 바른정당 출신만을 위한 정병국 의원의 ‘꼼수정치’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저작권자 © 시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하승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HOT 연예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