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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 아직도 계파타령이냐?
편집국장 고하승
   



6.13 지방선거에서 모든 야당이 참패했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참혹한 성적을 거둔 정당은 바른미래당이다.

물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당의 출마요청을 받아들여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반면 유승민 전 공동대표는 자신의 ‘등판론’을 일축한 것이 주요 패인 가운데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패인은 당이 통합됐음에도 ‘한 지붕 두 가족’ 살림을 이어가고, 그로 인해 극단적인 계파갈등이 곳곳에서 나타났다는 점일 것이다.

따라서 바른미래당은 이런 점을 철저하게 반성하고, 더 이상 당내에서 ‘계파타령’이나 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서는 안 된다. 그러자면 계파통합을 이룰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하는 게 급선무일 것이다. 그런데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속담이 맞는 것 같다.

실제 바른미래당이 차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당헌 개정을 두고 계파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른미래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선출하자는 당원들의 잇따른 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당헌·당규 개정에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앞서 바른미래당 전 원외지역원장 40여명은 ‘당의 쇄신과 재편을 위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당대표에 당 쇄신과 재편의 전권 부여해야 한다”며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하고 대표의 위상과 권한을 강화해야만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원들도 SNS 등을 통해 지지의사를 밝히는 글들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

바른미래당 당원 오미선씨는 11일 “당대표-최고위원 별도로 투표하는 것이 맞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은설씨는 “(분리투표하지 않으면)정치도리를 모르는 것들이 출마한다고 떠들고 다른 당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바른정당 출신인 이지현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바른미래당의 당헌·당규는 단순한 문안이 아니다. 양당의 통합 정신을 반영한 치열한 고민과 각고의 노력의 산물”이라며 “그런데 일각에서 양당 통합 정신에 기초하고 있는 현재의 당헌조차 무시한 채 모든 것을 오로지 머릿수로 결정하자는 듯이 나오는 분별없는 주장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다수와 소수가 한 배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다수가 규칙을 무시한 채 오로지 숫자로만 모든 것을 결정하려고 한다면 ‘다수결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자 ‘민주적 독재’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라고 비난했다.

바른정당 출신인 오신환 비대위원도 “당헌 개정과 관련해서는 반대 입장”이라고 가세했다.

심지어 당이 지난 9일 의원총회에서 당 대표·최고위원 분리선출 및 투표방식 등을 전당대회준비위원회(이하 전준위)에 위임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이지현 비대위원은 “당헌 개정에 대한 판단을 전준위에 맡긴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전준위에 당헌개정 권한을 주기로 한 의결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바른미래당 의원들 상당수가 ‘분리투표’ 입장을 피력하고 당원들 역시 압도적으로 ‘분리투표’를 촉구하는 상황임에도 이 비대위원은 ‘다수의 횡포’, ‘민주적 독재’라는 희한한 용어를 동원하면서까지 극렬하게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바른정당 출신 당권주자들이 불리하다고 판단한 때문일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당원들은 당 대표 선출을 전당원투표로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대해 많은 의원들도 공감을 표하고 있다.

그런데 이 비대위원은 “당헌상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은 전당원투표 결과와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전준위는 비율을 얼마로 반영할지 정하면 되는 것이지 여론조사는 빼고 전당원투표로 룰을 변경하자는 의견은 명백히 당헌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대하고 나섰다. 무조건 여론조사 결과를 일정부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원들은 “당의 주인은 당원들”이라며 “당 대표 선출은 당연히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우리 반 반장을 뽑는데, 우리 반 학생들이 투표하면 되는 것이지, 왜 남의 반 학생들 의견까지 물어보느냐는 것이다. 이런 바른미래당 계파갈등을 지켜보면서 드는 생각은 과연 이런 정당이 2020년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제발 정신 차려라.

솔직히 정치부기자들에게 이지현 비상대책위원은 ‘듣보잡’이다. 그가 어떤 정치적 경륜이 있거나 판단력이 있는 정치인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가 상식 있는 정치인이라면 이런 판국에 계파타령이나 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른 비대위원들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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