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왜 싫은데?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05-06-15 20: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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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지난 13일부터 전국 250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운용실태에 대한 감사원의 현장감사가 실시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더 거세지는 양상이다.

이들의 반발은 감사원장을 항의방문 했다가 ‘찍’소리도 못 하고 돌아오는 망신을 당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물론 한나라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 강도 높은 감사를 벌이는 배경이 무엇인지 의구심과 우려가 커진다”면서, 정당 차원에서 ‘정치성 감사’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비리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들이 직접 나서서 감사를 거부하는 행태는 여러 가지로 설득력을 잃고 있다.

감사원의 감사 목적이 무엇인가.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자치단체장들의 독단적, 전횡적 행정운영,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과시성 행사와 부당한 기부금 협찬요구, 지방공무원들의 줄서기, 인허가 업무관련 비리 등 자치행정이 안고 있는 고질적 병폐를 근본적으로 시정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적극적으로 감사에 응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특히 전국시장군수협의회의장이 단체장으로 있는 강남구만 해도 숱한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오죽하면 ‘위례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권문용 구청장을 주민소송 대상 1호로 선정하겠다”며 벼르겠는가.

실제로 강남구는 서울시를 상대로 1억 손해배상 청구소를 제기했다가 재판부에 의해 14일 기각 당했다. 이미 같은 사건으로 지난해 3월 서울시 암행감찰반 직원들을 상대로 형사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당하기도 했다. 그것도 1심에서 끝난 게 아니라 항소심에 이어 상고심까지 끌고 갔다 끝내 기각을 당하고 말았다.

형사소송에서 완패한 사건을 또다시 민사까지 끌고 갔다는 것은 보통 배짱이 아니고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 소송비용을 개인이 댄 것이 아니라, 주민혈세에서 집행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우선 시민일보에 의해 발각된 소송비용 착수금만해도 무려 1100만원이나 된다. 신문보도에 의해 감사가 진행됐고 결국 당사자인 모 팀장은 감사원에 의해 ‘불문경고’ 처분을 받기도 했다.

최근 시민단체가 전국 지자체의 주민투표조례 및 주민감사청구 조례 제정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국 250개 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 강남구만 이들 조례 제정을 모두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구의회에서 특위를 구성해 시정을 요구한 사안까지 안하무인격으로 외면하고 있는 게 강남구청의 현주소다. 실상이 이렇고 보니 유난히 감사원 감사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그들의 저의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감사를 중단하라고 아우성치는 저들의 외침은 마치 학창시절, 불시에 떨어진 용의검사 통보에 우왕좌왕 정신 못 차리던 불량학생의 불평을 듣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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