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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협치 카드’, 위기 돌파용?
편집국장 고하승
   



6·13 지방선거의 압승에 따른 컨벤션효과도 이제 그 수명을 다한 듯,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6주 연속하락, 취임 후 최저치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공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잘 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가 전주 대비 1.8%포인트 하락한 61.1%(매우 잘함 35.0%, 잘하는 편 26.1%)로 집계됐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1.9%포인트 상승한 33.3%(매우 잘못함 17.5%, 잘 못하는 편 15.8%)를 기록했다. '모름·무응답'은 5.6%였다. 

특히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일간 기준으로 한 때 60%선이 붕괴돼, 국군 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 논란 등이 이어지던 27일에는 59.8%까지 내려갔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올해 1월 4주차, 60.8%)와 단 0.3%포인트 차이에 불과한 것이어서 최저치를 경신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이번 조사는 CBS 의뢰로 전국 250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9%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이처럼 급락한 것은 그동안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대형이슈에 가려져 있던 경제 문제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문재인정부의 ‘경제 무능’에 대한 심판이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경제지표가 나아지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곧바로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6개월 사이 10대 경제지표 중 무려 7개 지표가 하강 국면으로 진입했다. 설비투자지수, 서비스업생산지수, 수출액, 기업경기실사지수, 수입액, 취업자 수 등의 통계를 보면 끔찍하다. 경제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란 기대는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지경이다. 지지율이 오르기는커녕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상 ‘연정’이나 다를 바 없는 ‘협치 내각’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마디로 경제 문제를 ‘경제’가 아닌 ‘정치’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실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인해 하향곡선을 그리는 ‘경제지표’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설사 이제 와서 방향을 전환한다고 해도 단기간에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경제문제다.

반면 정치는 여야합의만 있으면 얼마든지 짧은 시간 내에도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아마도 청와대가 ‘협치 내각’ 카드를 꺼내든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 청와대가 너무나 느닷없이 각 정당과 상의조차 하지 않고 협치 내각 화두를 꺼내든 탓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뜬금없다”며 단칼에 잘라버렸고,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지금은 생각 없다”고 일축했다.

심지어 민주당에 ‘연정’을 구애했던 민주평화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천정배 의원은 “협치 내각은 한국당과의 대연정 시도”라고 비판했으며, 당내 대표적 ‘연정론’자인 박지원 의원도 “협치와 연정은 배고픈 사람에게 떡 하나 주는 정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위기돌파용 ‘협치 내각’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러나 ‘협치’는 필요하다. 이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통해 제왕적대통령제를 더 이상 유지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 사이에서도 폭넓게 형성된 만큼, ‘협치’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즉 제왕적 권한을 가진 대통령이 시혜를 베풀 듯 장관 한 두 자리를 야당에 떼어주는 식의 ‘협치’가 아니라 다당제를 정착시켜 여야가 협치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자동 협치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전남 폭염현장으로 달려간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제안한 독일식 내각제 개헌과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모쪼록 문 대통령이 제안한 ‘협치’가 단순히 위기돌파용이 아니라 진정성이 담겨 있는 것이라면, 야당에 장관 자리를 제안하기에 앞서 개헌문제와 선거구제 개편에 적극 나서주기 바란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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