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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한국당은 ‘쌍둥이’?
편집국장 고하승
   



이른바 ‘최순실게이트’로 인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고, 그 결과 문재인 정권이 탄생했다.

그런데 탄핵을 당한 박 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이나 두 사람 모두 집권당을 무력화시킨 ‘제왕적대통령’이라는 점에 있어선 아무런 차이를 느낄 수가 없다. 여당을 허수아비로 만든 권력자라는 점에서 소름끼칠 정도로 너무나 닮았다.

실제 박 전 대통령 집권당시 여당은 그 존재감을 찾기 어려웠다.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이 입법부의 한 축이 아니라 마치 청와대의 하부기관처럼 처신해 온 탓이다.

과거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잘못된 국정운영에 대해 쓴소리를 하기는커녕, 법안처리 하나하나까지 청와대 승인을 받는 식으로 행동했었다. 

오죽하면 당내에서 ‘우리가 청와대의 업무 대행사냐’라며 한탄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겠는가.
집권여당은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책임질 의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입법부의 한축으로 행정부를 비판하고 견인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를 간과한 탓에 오늘날 당과 대통령 모두 국민에게 버림을 받은 것 아니겠는가.

그러면 현재의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어떤가.

오히려 한술 더 뜬다. 당청 관계에서 아예 당이 안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심지어 청와대 비서실에 무게중심이 쏠린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데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해찬·김진표·송영길 후보 등 3명의 당권주자 모두가 “내가 친문 후보”라며 오직 문 대통령의 마음만 얻으려 할뿐이다.

이래선 안 된다. 집권당은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할 수 있도록 때로는 쓴 소리 하고, 과감하게 회초리를 들 수도 있어야 한다.

특히 대통령은 집권당이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여당 스스로 야당과 대화하고, 타협을 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줘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협치’가 가능한 것이다.

최근 청와대가 ‘협치 내각’ 구상을 밝혔지만, 그건 ‘꼼수’일뿐 진정한 의미의 협치와는 거리가 멀다.

정말 협치를 할 의사가 있다면 청와대가 전면에 나설 것이 아니라, 여당에게 재량권을 부여하고 야당과 대화해 협치를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 제왕적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문 대통령도 야당 의원시절에는 제왕적대통령제의 폐해를 거론하며 “분권형 대통령제나 심지어 내각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대통령에 취임하고 나서는 되레 대통령의 권한이 더욱 강화되는 ‘대통령 중심 4년연임제’를 정부개헌안으로 발의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여당이 재량권을 갖고 야당과 타협할 여지를 남겨주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을 허수아비로 만들어 버린 셈이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민주당이 여당을 할 때나 자유한국당이 여당을 할 때나 한국정치가 달라진 게 무엇이 있나”라며 “두 세력은 본질적으로 같은 세력”이라고 단정한 것은 이 때문이다. 문제는 제왕적대통령제가 종식되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은 계속해서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박근혜에서 문재인으로 대통령의 얼굴만 바뀌었을 뿐, 집권당을 무력화시키는 대통령이라는 본질에 있어선 아무 것도 변한 게 없다. 정치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다음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필자는 기존의 패권양당보다는 바른미래당이나 민주평화당과 같은 제3지대 정당에 거는 기대가 크다.

물론 오랫동안 적대적 공생관계를 통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해온 패권정당에 비하면 제3지대 정당은 아직 그 세력이 미미할 수밖에 없다. 뿌리가 깊지 않은 탓에 조그마한 외풍에도 흔들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제3세력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여전히 남아있고, 쌍둥이처럼 닮은 패권양당의 모습에 염증을 느낀 국민이 제3정당에 지지를 보낼 것이란 믿음이 있다.

다만 그런 국민의 지지는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다. 당이 안정되고 신뢰 있는 모습을 보일 때 비로소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전대 후보등록 일정을 놓고 오락가락한 바른미래당의 모습은 참으로 실망이다.

모쪼록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당대표가 선출되어 ‘봉숭아 학당’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받는 당을 제대로 잡아 나아가기를 바란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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