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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당의 황당한 여론조사
편집국장 고하승
   



민주평화당 8·5 전당대회에서 불과 28명, 83명이 응답한 여론조사가 최고위원 당락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평화당은 전당대회에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10% 비율로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평화당은 J업체와 R업체에 여론조사를 맡겼고, 이들 업체는 당초 1000개의 목표할당 사례(샘플)를 확보하기로 하고, 안심번호 총 6만 개를 대상으로 설문을 돌렸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고시한 '선거여론조사 기준'에 따르면, 여론조사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누구든지 표본의 크기가 다음 각 호의 수보다 작은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공표·보도해서는 안 된다. 전국단위 조사는 최소 1000명의 표본을 확보토록 하고 있다.

그런데 한 업체는 83명의 응답을 얻어냈고, 또 다른 업체는 고작 28명의 응답을 얻는데 그쳤다. 공표·보도의 대상조차 될 수 없는 28명, 83명 응답 여론조사 결과가 당 지도부의 당락을 결정하는 요인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태는 평화당 지지층과 무당층 외에는 모두 비적격 사례로 분류키로 할 때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금 평화당의 지지율은 고작 1~2%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8일 쿠키뉴스가 공개한 ‘조원씨앤아이’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당지지율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41.2%, 자유한국당 20.2%, 정의당 14.2%, 바른미래당 5.5%, 민주평화당 1.4%로 집계됐다. 지지정당 없거나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각각 13.6%, 1.3%로 집계됐다. 

그러니까 평화당 지지자들, 즉 전 국민 가운데 1.4%만 대상으로 1000명의 샘플을 얻어낸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민주평화당 지지율을 과신한 것인지, 아니면 그런 룰을 제정한 사람들이 멍청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거나 이런 터무니없는 여론조사 결과 때문에 당 지도부의 운명이 바뀌었다고 한다.

이윤석 후보는 당원 K보팅과 ARS투표에서는 민영삼 후보를 앞섰으나, 민 후보가 '국민여론조사'에서 한 업체에서는 6명의 후보자 중 공동 1위, 다른 한 업체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이 결과가 그대로 10% 비율로 반영되면서 민 후보가 5위로 지도부에 입성하고, 6위로 내려앉은 이 후보는 낙선한 것이다.

이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사실 당원투표와 함께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이유는 ‘민의’를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지지정당과 관계없이 모두 적격으로 분류했어야 옳았다. 그렇게 했더라면 민주평화당 지지율이 고작 1.4%라고 해도 충분히 1000명의 샘플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9.2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바른미래당은 어떤가.

바른미래당에선 후보자 등록 첫날, 출마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손학규 상임고문이 "선거제도를 비롯한 잘못된 정치제도를 바꾸는 것이 제 마지막 소명"이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같은 날 바른정당 출신의 권은희 전 의원도 "엄마의 리더십"을 앞세우면서 전대 경쟁 대열에 뛰어들었다. 

앞서 하태경, 심용현, 김수민 의원을 비롯해 김영환.장성민 전 의원, 이수봉 전 인천시당위원장, 장성철 전 제주도당위원장, 정운천 의원, 허점도 전 김해시장 후보가 출마선언 했고, 이준석 전 노원병 당협위원장도 9일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당권주자가 모두 12명으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바른미래당도 여론조사 결과를 25%로 반영한다고 하는데 평화당처럼 멍청한 규정을 만들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점이다. 바른미래당 지지율이 비록 평화당보다 높기는 하지만, 5.5%로 ‘도토리 키 재기’에 불과하다. 만에 하나라도 바른미래당 지지자들과 무당층만 가지고 1000명의 샘플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가는 큰 코 다친다. 부디 평화당의 우를 답습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조사는 쿠키뉴스와 조원씨앤아이가 공동으로 2018년 8월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대한민국 거주 만19세 이상 남녀 1066명을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응답률 2.7%은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p다. 이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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