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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인 장례식을 지켜본 감동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미국 시간으로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워싱턴 국립성당에서 진행된 존 S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주) 장례식엔 클린턴, 부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참석하였다. 부시, 오바마는 弔辭를 하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렇게 말하였다. 
  
  "국민들 앞에서 조지와 내가 그에 대하여 근사한 말을 하도록 만들었으니 매케인은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매케인의 비판이 우리 두 사람을 더 나은 대통령으로 만들었습니다."
  
  최고급의 조크였다. 부시도, 청중도 웃었다. 오바마와 매케인의 딸(맥한 매케인)은 트럼프의 교양 없는 정치행태를 겨냥한 비판을 하기도 하였다. 
  
  오바마는 擧名은 하지 않았지만 트럼프의 이민정책과 언론에 대한 공격을 비판하였다. 
  "매케인은 정치적 목적으로 진실을 왜곡하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기능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이해하였습니다."
  "모욕하고, 논쟁을 만들어내고, 분노를 선동하면 우리 정치가, 우리의 公的 생활이 편협하고 사소하게 됩니다. (그들은)용감한 척하지만 사실은 겁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존 매케인은 우리에게 큰 사람이 되라고 더 나은 사람이 되라고 호소합니다."
  딸도 거명을 하지 않고 트럼프를 겨냥하였다. 
  "그는 밝게 타오른 불꽃이었습니다. 몇 사람은 그 불꽃이 그들 본성의 진실을 드러낼까 겁을 내면서 그를 싫어하였지만 아버지는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그들 소수는 그러나 아직 숨을 쉴 수 있으니 존 매케인의 삶을 따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부시는 2000년 공화당 대통령 경선 때 매케인을 누르고 당선되었다. 그는 싸우다가 친해졌다면서 매케인을 알게 된 것이 인생의 선물이 되었다고 했다. 
  
  그는 매케인이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인간 고유의 존엄성은 국경이나 독재자에 의하여서도 없앨 수 없는 명예로운 것임을 믿었다는 것이다. 매케인의 친구였던 조셉 리브만 전 상원의원도 매케인과 외국에 가면 꼭 고통 받는 사람, 자유를 위하여 싸우는 사람을 만나고싶어 했다면서 감동적인 몇 개 사례를 소개하기도 하였다. 5년 넘게 월맹에 포로로 잡혀 있으면서 숱한 고문을 당하였던 매케인은 세계의 핍박 받는 이들의 우상이고 희망이었다는 것이다. 리브만은 200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뽑힌 매케인이 민주당 당적을 가진 자신에게 부통령 후보를 제안하였다고 했다. 
  
  월남평화 협상을 이끌어 포로 매케인이 풀려나도록 하였던 인연이 있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그는 도덕적 의무에 대한 본능적 감수성을 가진 인물"이라고 평하였다. 
  
  오늘 여러 사람들의 조사에서 자주 나온 단어들은 가치, 이상, 원칙, 자유, 양심, 용기, 정의, 법치 같은 것들이었다. 매케인의 위대한 생애를 빌어 미국 정치가 추구하는 고귀한 가치를 강조한 것은 트럼프가 거짓말과 선동, 그리고 욕설을 거침 없이 쏟아내어 미국의 가치와 권위와 명예를 더럽히고 있다는 위기감의 반영인 듯하였다.
  
  매케인 장례식은 전직 대통령에 준하는 거의 국장급이었다. CNN, 폭스뿐 아니라 영국의 BBC도 생중계를 하였다. 친구, 라이벌, 딸 등의 弔辭를 들으니 매케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생생하게 다가왔다. 그를 표현한 단어들은, 용기, 솔직, 정직, 명예, 조국, 애국심, 水兵, 조종사, 戰士, 포로, 하원의원, 상원의원, 대통령 후보 등이었다. 
  
  전직 대통령, 부통령, 국무장관들이 좁은 의자에 어깨를 붙이고 앉아 가끔 웃기도 하면서 故人을 추모하는 모습과 몸이 아픈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을 가두어놓고 재판하는 한국의 현실이 너무 대조적이란 느낌이 왔다. 
  
  이날 찬송가와 군가, 민요 등 노래도 매케인이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그가 직접 선곡을 하였다고 한다. 어메이징 그레이스,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배틀 힘 오브 리퍼브릭, 아메리카 더 뷰티플, 그리고 유명한 오페라 가수 르네 플레밍이 부른 대니 보이 등. 
  
  군인출신이어서 그런지 오늘 장례식은 군사문화로 꾸며졌다. 運柩도, 합창도 군인들이 했다. 조용하면서도 절도 있는 장례식에서 미국의 國歌에 나오는 '자유를 지키는 勇者'가 이 나라 사람들의 美學임을 절감하였다.   

조갑제  siminilbo@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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