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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의 ‘제7공화국’ 성큼 다가왔다
편집국장 고하승
   



박근혜정부 당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건에 분노하며 “제왕적 대통령제 종식”과 “제 7공화국 건설”을 화두로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 때만 해도 ‘적대적 공생관계’를 통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해왔던 패권양당 세력의 반대로 ‘제 7공화국’ 시대의 개막은 마치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보였다.

하지만 손 대표가 9.2 전당대회를 통해 바른미래당 대표로 선출된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정치권에서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이 핫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손학규 대표는 취임 직후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카드를 꺼내들었다. 물론 굳이 우선순위를 따지자면 ‘선거구제 개편’이 먼저다.

손 대표는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우리나라에 연립정부 체제로 가는 것은 빠른 느낌이 있는 만큼 선거제도부터 바꾸고 권력 구조 개편에 대해 얘기하자는 생각"이라며 ‘선(先) 선거구제 개편 후(後) 개헌’ 의견을 제시했다.

선거구제 개편의 방향에 대해선 "유권자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대안"이라고 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각 정당의 전체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나눠 갖되, 지역구 당선자를 먼저 배정한 뒤 비례대표를 그에 따라 맞추는 방식이다. 사표(死)가 적게 발생할 뿐만 아니라 비교적 민의와 일치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 손 대표가 추진하는 개헌은 제왕적대통령체제의 ‘6공화국’ 시대를 마감하고 독일식 내각제로 바꾸어 ‘제7공화국’ 시대를 열자는 것이다.

손 대표는 그 다음날인 3일에도 당대표 취임 인사차 문희상 국회의장을 찾아가 "의장께서 앞으로 개헌을 잘 주도하시고, 개헌 이전에 선거법 개정을 통해 국회가 정치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그 길을 열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때만 해도 많은 언론은 “거대양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이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며 “거대 정당의 소극적인 입장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기사들을 일제히 쏟아냈다. 

하지만 손 대표 취임 이후 놀라운 변화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5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5당 대표와의 오찬 회동’의 핵심 키워드는 선거구제 개편과 개헌이었다.

이날 오찬 회동을 주재한 문 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손학규 대표의 당선으로 이런 자리가 마련됐는데, 이런 일이 아니더라고 정례화 했으면 좋겠다”며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자”고 운을 떼었다.

이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법 개정이나 개헌이라든가 정치개혁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법안들도 이 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다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민주당은 선거법 개정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방식으로 사실상 선거구제 개편논의를 차단해왔던 정당이라는 점에서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선거법 개정과 개헌에 대해 “청와대 단독, 청와대 정부라는 말이 나올 만큼 권력이 한 곳으로 집중되면 안된다”며 “그래서 우리는 개헌을 요구하는 것이며 선거법 개정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또한 “국민들이 국회를 패싱하고 청와대로 달려가고 있다”며 “국회의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 민심을 닮은 선거법 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가세했다.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논의에 부정적이던 자유한국당도 입장변화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제왕적 대통령 정치는 대한민국이 4만 달러 선진국으로 대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뛰어 넘어야 할 큰 산”이라며 “대통령이 독주하고 정부·여당이 일사불란하게 따라가는 정치는 정파를 넘어 대한민국의 비극을 초래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력구조 개편뿐만 아니라 선거구제와 권력기관 개편을 함께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세부사항에 들어가면, 패권양당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개헌논의와 선거구제 개편논의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손 대표 취임 불과 3일 만에 이런 정도의 변화가 나타난 것에 비춰볼 때, 앞으로 손 대표의 주도아래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은 불 보듯 빤하다. 이제야 비로소 ‘촛불혁명’의 완성인 ‘제 7공화국’ 시대가 성큼 다가선 느낌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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