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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소득주도성장 정책 왜 못 버리나
편집국장 고하승
   



지난 8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고작 3000명이 증가해 ‘역대 최악 기록’을 갱신했다는 통계청의 발표가 있었다. 이쯤 되면 ‘고용 쇼크’를 넘어 ‘고용 재앙’이라고 할만하다.

실제로 지난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동향을 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취업은 ‘최저치’, 실업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선 실업자 수는 8개월 연속 100만 명을 초과해 외환위기 이후 최장기록에 근접했다.

반면 취업자 증가 폭은 올해 2월부터 7개월째 10만 명대 이하에 머물고 있다. 급기야 최근 두 달째는 1만 명도 넘지 못했으며 특히 지난달에는 취업자 수가 불과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청년고용도 심각하다.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10%를 기록하며 같은 달 기준으로 1999년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았다.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각종 경제지표가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야당이 한목소리로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기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수원 경기도당에서 열린 비대위·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문재인정부가 말로는 소득주도성장이라고 붙였지만 사실 성장정책은 없다"며 "청와대가 고용지표를 발표했는데 청와대가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것과 달리 일자리의 양과 질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정치가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하는데 정부의 잘못된 소득주도경제 정책이 국민을 절망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의 장병완 원내대표도 “지속적으로 나오는 통계를 정부가 외면하지 말고 소득주도성장의 방향과 속도를 수정해야 할 때”라고 가세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요지부동이다. 

실제로 ‘고용쇼크’에 가까운 ‘8월 고용동향’이 발표되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경제의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현재의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최저임금과 소득주도성장을 고용쇼크의 주범으로 지목하는 시각에 대해선 적극 반박하는 모양새다.

한마디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바꾸지 않겠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대체 문재인정부는 왜 경제를 망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그토록 집착하는 것일까?

이게 혹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언급한 ‘20년 집권 플랜’과 맞물려 있는 것은 아닐까?

앞서 이 대표는 지난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 정부가 20년 정도 집권할 계획을 만들고 실천하는 게 마지막 소임"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들 사이에선 ‘5년도 지겹다’는 소리가 나오는 마당에 대체 무슨 수로 ‘20년 장기집권’을 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래서 혹시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같은 포퓰리즘 정책으로 장기집권에 성공한 국가가 있는지 찾아보았다. 그런데 그런 사례가 있었다. 바로 베네수엘라다.

14년 장기 집권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사망하자 그의 후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가 2013년 대통령에 올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0년 가까운 좌파세력의 장기집권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장기집권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석유·알루미늄 산업 등을 국유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분배정책을 실시한 때문이다. 

한마디로 무상교육과 무상의료, 저가주택 공급, 특히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 등과 같은 각종 포퓰리즘 복지정책이 장기집권과 독재가 가능했던 토대가 된 셈이다. 

하지만 그 결과 지금 베네수엘라의 모습은 어떤가.

극심한 경제난과 100만%에 이르는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230만명 이상의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경제난민이 됐다. 이것이 불과 5년 전만 해도 남미에서 가장 잘사는 국가였던 베네수엘라의 현재 상황이다. 

식량난이 심화돼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이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는 전 국민의 평균 몸무게가 11킬로그램(kg) 이상 감소하는 등 심각한 기아상황에 처했다. 

과도한 포퓰리즘 정책이 장기집권의 토대가 되었지만, 그 결과는 국민들은 기아에 허덕이게 된 것이다. 부디 문재인정부가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 등과 같은 포퓰리즘 정책으로 장기집권에 성공한 베네수엘라를 모델로 삼는 게 아니기를 바란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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