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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를 냉철하게 평가하라
편집국장 고하승
   



문재인 대통령이 끝내 "청문회에서 시달린 분이 일을 더 잘하더라"며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고 말았다.

이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싸늘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3일 현재 유 장관과 청와대 임명 강행을 비판하는 글이 수백 개나 올라왔다.

실제로 "흠집투성인 사람을 아이들을 관리하는 교육부 장관 겸 부총리 자리에 앉힌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대통령님 생각만 옳은 게 아닙니다. 국민들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 주세요”, "적폐 청산한다던 대통령이 지금은 본인이 다음 정부에서 적폐청산을 당하려고 적폐를 저지르고 있다“는 등등의 글들이 눈에 띈다.

여론조사 결과 역시 냉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 중 유은혜 부총리에 대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고작 3명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하는 층에서도 회의적인 여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유은혜 부총리가 적합하다고 보는 의견은 32.8%에 그친 반면, 부적합하다고 보는 의견은 43.0%에 달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4.3%였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71.0%에 달한 20대에서도 유은혜 부총리 적합성 여부에 대해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응답(43.4%)이 “적합하다”는 응답(29.6%)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일 전국 성인남녀 1025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7.7%,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야당의 반발도 상당히 거세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위장전입에 병역면제, 정치자금 허위보고, 지역 사무실 임대료, 대납 짝퉁 회사 상표권 도용 의혹까지 있는 유은혜 의원에게 대한민국 미래 교육을 맡겨도 되나"라며 "야당은 물론 국민 여론마저 들끓는 마당에 문재인정부가 결정적 하자가 없다며 임명을 밀어붙이는 것은 반의회적인 폭거"라고 맹비난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전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널리 좋은 사람을 구해 적재적소에 써야 함이 인사권자의 책임"이라며 "그러나 자기 사람만이 좋은 사람이라는 아집을 이 정부 내내 봐야 할 것 같은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질책했다.

친여 성향의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유은혜 후보자는 국회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부총리 역할 수행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다”고 지적하는가하면, 정의당마저 "인사청문회 절차를 둔 근본적 이유를 훼손시킬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민생·개혁입법과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는 정기국회 기간에 여야 협치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면 문재인 대통령은 왜, 민심을 외면하고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른바 ‘평화 이벤트’로 인해 ‘고용쇼크’, ‘인사 참사’ 등 각종 악재에도 여전히 높은 국정지지도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결과적으로 높은 국정지지도가 청와대에 잘못된 시그널을 보내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즉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만 잘하면,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경제가 파탄 나거나 비리 의혹투성이 인사를 장관으로 임명하는 막무가내 식 인사를 단행하더라도 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은 막연한 ‘평화’ 분위기에 도취돼 문재인정부의 잘못된 정책이나 인사에 대해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 만일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도 높은 지지율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로 인해 국민은 더욱 심각한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질지도 모른다.

평화가 모든 것을 덮어서는 안 된다. 경제는 경제, 인사는 인사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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