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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의 불씨는 손학규?
편집국장 고하승
   



“나는 ‘정계 개편의 불씨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해왔다. 지금 맞아 돌아가고 있지 않느냐.”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8일 KBS 라디오 ‘여의도 사사건건’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도 "정계개편의 출발점이 손학규 대표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저는 손학규 대표가 정치판을 크게 한번 흔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고, 또 그렇게 흔들어 주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손학규 대표와 서로 당적을 달리하는 박지원 의원이 이처럼 손 대표를 ‘정계개편의 불씨’, ‘정계개편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더구나 박 의원은 “손 대표가 정치판을 크게 한번 흔들 것”이라고 잔뜩 기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과연 원내 의석 30석에 불과한 군소정당의 대표에게 그런 힘이 있을지 의문이다.
사실 양당제에 익숙한 정치인의 속성상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여당의 독주가 계속되면서 각종 야권발(發)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쏟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손학규 대표가 서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우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최근 조직강화특위 위원으로 선임된 전원책 변호사의 '통합전대' 발언을 계기로 보수통합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 성패는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이나 전원책 변호사의 의중이 아니라 손학규의 선택에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그런데 손 대표는 통합전대론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한국당은 보수 세력의 중심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앞으로 분열될 것이고 체제가 제대로 유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쩌면 손 대표는 인적청산에 실패한 한국당이 내분을 겪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당내 소수파인 복당파 의원들이 재차 탈당해 바른미래당과 합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 한국당 지도부는 김성태 원내대표와 김용태 사무총장 등 복당파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가 다시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한국당에 들어온 사람들이다. 이들이 비록 당이 어수선한 틈을 타 당권을 거머쥐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소수파로서 인적청산을 이끌어낼 힘을 갖추지는 못했다.

복당파들이 친박계와 친홍계를 솎아내기 위해 전원책 변호사에게 전권을 부여했으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말이다. 여전히 당내 다수파는 친박계이고, 친홍계 역시 적어도 원외에서는 상당수가 포진해 있는 탓이다. 심지어 친박계는 강력한 당권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끌어들여 당권을 재탈환할 기회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복당파는 그에 맞설만한 변변한 인물이 없다. 결국 인적쇄신에 실패한 복당파들이 손학규 대표가 이끄는 바른미래당에 합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바른미래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또 다른 한 축은 민주평화당이다.

실제 평화당은 최근 당 활동이 눈에 띠게 줄어든 김경진·이용주 의원을 비롯한 일부 초선 의원의 탈당 가능성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경진 의원은 지난 추석 명절에 당 상징색인 연두색 대신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바탕의 당명 없는 추석인사 현수막을 내걸면서 탈당설의 불씨를 키웠고, 이용주 의원의 동반탈당설까지 불거져 나왔다.

당내 사정에 밝은 박지원 의원이 최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탈당은 하지 말고 정계개편의 기회가 온다면 함께 당에서 노력해보자고 (두 의원에게 말)했고, 탈당은 하지 않기로 합의해 지도부에 이를 보고해줬다"고 했지만 탈당설은 이후에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물론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합류를 희망하지만 민주당이 이들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설사 이들의 입당을 허용하더라도 과반의석에 못 미치고, 오히려 더 많은 야당 의원들을 적군으로 만들 수 있는 탓이다.

따라서 이들이 바른미래당에 합류할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럴 경우 지난 대선 당시 손학규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유성엽 평화당 수석최고위원을 비롯한 평화당내 중도성향의 의원들도 가세하게 될 것이다.

박지원 의원이 ‘손학규가 정계개편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나 손 대표가 ‘내년 4월 경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장담하는 것은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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