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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왜, 철도연결 착공식에 집착할까?
편집국장 고하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평양 공동선언에서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도로 착공식을 갖기로 합의했다.

즉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을 연내에 실시하기로 아예 못을 박아버린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연일 약속을 이행하라며 노골적으로 문재인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실제 북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10·4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 연설에서 “빠른 시일 안에 남북 철도·도로 착공식을 해 평양 공동선언을 이행해야 한다”며 “남북 사업의 이행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청와대는 최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를 열고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 착공식을 위해 10월 중 현지조사에 착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률 개정에 발 벗고 나선 상태다. 여권이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이다. 

물론 남북 철도가 연결된다면 우리나라의 철도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까지 나아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셈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따라서 착공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런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완화 및 해제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의지만으로 철도와 도로 연결이 가능한지 의문이다.

미국은 3차 남북정상회담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비핵화까지는 대북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엔사가 지난 8월 23일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공동점검을 불허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 역시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살아 있는 한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협력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올해 안에 착공식을 하겠다지만 아직 현지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특히 아무런 조사가 없었던 평양과 나진을 잇는 평라선의 동해축은 약 780km, 서해축은 460km 규모다. 현지조사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언제 유엔사와 협의를 마치고 현지조사가 진행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지조사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덜컥’ 착공부터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정녕 모르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청와대는 왜 이토록 조급증을 내는 것일까?

아니기를 바라지만 거기엔 어떤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을 것이란 의구심이 든다. 

어쩌면 남북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은 하되 실제로는 공사에 착수하지 않는, 그야말로 ‘이벤트’를 위한 착공식을 하려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홍보용 사진촬영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착공식’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왜 청와대는 그런 이벤트를 간절히 원하는 것일까?

아마도 ‘민생파탄’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지난 7월 최악의 ‘고용 쇼크’를 기록한 취업자 수 증가폭이 8월 또 다시 1만명에 미치지 못했다. 청년실업률은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로인해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3만4000명 늘어난 113만3000명에 달했다. 인구 증가 폭이 감소했다는 것만으로는 취업자 수가 부진한 것을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견디다 못한 자영업자들도 ‘속속’ 가게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조금만 참으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런 것조차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미 내년도 우리 경제성장률이 2% 중반 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이에 따라 심각한 민심이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평양회담 이후 급속하게 치솟았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다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문재인정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식물정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그걸 방지하기 위한 이벤트로 ‘착공식’을 기획하고 있는 것이라면 문제다.

만일 그런 것이라면 청와대는 ‘평화’이슈로 모든 것을 덮을 수는 없다는 걸 알아야한다. 문재인정부의 남북평화를 위한 노력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필요한 것이긴 하지만, 경제문제는 경제정책으로 풀어야 한다. 실패한 소득주도정책을 폐기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라는 말이다.

거듭 말하지만 ‘평화가 경제다’라는 민주당의 구호는 옳지 않다. 어디까지나 ‘평화는 평화이고, 경제는 경제’일 뿐이다. 철도,도로연결 착공식으로는 결코 경제난을 극복할 수 없다는 말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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