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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은 ‘민주당의 홍준표’인가
편집국장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신 대표가 되는 것이 민주당이 종신 집권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급기야 부처님오신 날을 앞두고 해당 지역구 절에서 홍 대표의 연등을 걸고 홍 대표 종신대표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지시가 내려온다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정치적 이익만 생각하면 민주당의 X맨(상대편 팀에 있으면서 우리 팀을 몰래 돕는 첩자)인 홍 대표가 종신하는 것이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지만 평화가 사라진다.”

이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지난 5월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른바 ‘X맨 홍준표’를 꼬집는 발언의 일부분이다.

한마디로 홍준표 대표가 민주당을 도와주는 ‘X맨’이라는 것이다.

실제 그 즈음에 홍준표 대표의 입에선 ‘막말’이 쏟아졌고, 그로인해 한국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당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민주당에도 ‘X맨’이 등장했다는 소리가 들린다. 

7선 경륜이 무색하게 각종 설화(舌禍)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10.4 선언 참석차 방북한 행사에서 "남북이 종전에서 평화체제로 가려면 국가보안법 등을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한다"며 사실상 ‘국보법 폐지·개정’ 가능성을 시사했다가 야당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결국 그는 "(국보법을) 폐지·개정한다고 이야기한 게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서야만 했다.

그런데 이 대표의 설화는 이게 전부가 아니다.

전당대회 당시 '20년 집권론'을 내세웠던 그는 평양에 가서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 절대로 정권을 빼앗기지 않게 철통같이 방어하려고 단단히 마음먹고 있다"고 말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해찬 대표가) 평양에 가서 정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발언을 상사에게 보고하듯 이야기했다"며 "대한민국을 적화통일하겠다는 노동당 규약을 따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해찬 대표가 40~50년 사실지도 모르는데 '죽을 때까지'라고 표현해 안타깝다"며 "남북관계를 이렇게 표현하니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 한다는 오해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결국 이 대표는 "전당대회 할 적에 '20년 집권론'을 강조했는데, 내가 앞으로 20년 살겠느냐"라고 농담까지 건네 가면서 수습에 나서야만 했다.

어디 그뿐인가. 충북 안방에서 세종역 추진 의지를 분명히 한 이해찬 대표 발언의 파장이 만만치 않다. 

집권당 대표로서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과 함께 현장에서 말 한마디 못한 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질타도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물론 당 대표의 강경 발언과 비판 여론에 민주당이 다수당인 충북도의회가 곤란한 입장이 됐음은 두 말 할 나위없다.

당초 세종역 신설에 반대하는 충북도의회 특위는 다음 달부터 본격 활동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당 대표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탓이다.

오죽하면 정두언 전 의원이 이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자꾸 민주당의 홍준표가 되어 가는 것 같다”고 꼬집었겠는가.

정 전 의원은 “이 대표는 존재감 있는 건 좋은데 그 존재감이 긍정적인 면에서 있어야지, ‘협치’라는 것을 깨면서 야당을 자꾸 자극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그렇듯, 이해찬 민주당 대표 역시 그런 조언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성품인 것 같다. 그래서 걱정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항상 “정치인은 언어에 품격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실제 그는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이 5당 대표 남북정상회담 동행요청과 관련해 “중차대한 민족사적 대의 앞에서 제발 당리당략을 거둬주시기 바란다”고 말하자, “‘당리당략’이라는 말은 대통령으로 쓸 품격 있는 언어가 아니다. 나라 원수로 국격과 체면을 생각해 품격 있는 언어를 사용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그는 전대 당시 김영환 후보가 자신의 ‘정계개편 중심론’에 대해 “자뻑”이라고 비판하자 “정치인 언어는 품위 있어야 한다”고 점잖게 지적하기도 했다.

물론 손 대표식의 ‘품격 있는 언어’가 국민에게는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안겨주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손 대표가 오랜 시간 정치지도자로 남아 있을 수 있는 건 바로 그 점 때문이기도 하다. 모쪼록 이해찬 대표가 ‘품격 있는 언어’를 구사하는 손 대표에게 한 수 배우기를 바란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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