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아침햇살
‘갈팡질팡’ 한국당...왜?
편집국장 고하승
   



6.13 지방선거에 참패한 자유한국당이 위기극복을 위해 뭔가 해보려고 몸부림치는 것 같지만, 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실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전권을 부여 받은 전원책 조직강화특별위원은 갈피를 못 잡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하나다. 한국당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정하지 못한 탓이다. 이는 나침판 없이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혁신방향을 놓고 ‘갈팡질팡’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한국당이 어느 날 ‘인적쇄신’을 주장하다가도 느닷없이 ‘보수통합’을 주장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인적쇄신’과 ‘보수통합’은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이다.

‘인적쇄신’은 부적합 판정을 받은 인사들을 가지치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반면, ‘보수통합’은 일단 이것저것 가리지 말고 모두 한 곳에 모으고 보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당은 ‘인적쇄신’을 추진해야 할지 아니면, ‘보수통합’을 추진할지 먼저 그 방향을 정해야 한다. 그런데 그걸 못하고 있다.

한국당 위기의 근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정해지지 않은 탓이다.
지금 한국당은 잔류파와 복당파 간의 갈등이 매우 심각하다.

잔류파는 복당파를 향해 “당을 저주하고 당에 침 뱉고 탄핵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대오각성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복당파는 ”우리를 비난하기 전에 대통령을 잘못 모신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석고대죄 하라“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한국당은 탄핵문제와 관련, 사법부의 판단과는 별개로 정치적으로 어느 쪽이 잘못한 것인지 명명백백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 홍문종 의원이 최근 당 지도부에 탄핵 백서 제작을 요구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 결과 잔류파의 잘못이라는 판단이 나올 경우, 잔류파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모든 당직에서 물러나는 한편 차기 총선 불출마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복당파의 잘못이라는 판단이 나올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조강특위가 먼저 잔류파든 복당파든 잘못했다는 판단이 내려진 그들을 ‘인적청산’ 대상에 올려놓고 인적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그런데 그런 기초적인 작업을 안 하고 있으니 ‘보수통합’이라는 뚱딴지같은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당 내에서는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전대 이야기가 나오는가 하면 이른바 ‘태극기 부대’도 통합대상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은 탄핵을 적극 추진한 의원들이 모인 정당인 반면 태극기부대는 탄핵반대 선봉에 섰던 세력이다. 두 세력은 결코 ‘보수통합’이라는 명분아래 같이 할 수 없는 것이다.

사실 한국당은 백서를 바탕으로 ‘인적청산’을 먼저 실시한 이후에 ‘보수통합’의 길을 갔어야 옳았다.

백서 결과 잔류파가 옳은 것이라면, 복당파를 청산하고 태극기부대를 영입하는 보수통합의 길을 가면 될 것이고, 반대로 복당파 옳은 것이라면 잔류파를 밀어내고 바른미래당과 통합을 추진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인적청산을 선행하지 않고 보수통합을 먼저 추진하려니까 ‘잡탕밥’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복당파의 반대로 백서발간은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

홍문종 의원은 “지금 우리가 대통합을 논의하고 보수의 미래, 우익의 미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한국당의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 됐다고 말할 수 있는 탄핵에 관해서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면서 “그런데(복당파가 백서발간을) 제일 불편해한다고 생각한다. 아마 자기 나름대로 그 탄핵에 관해서 여러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고해성사하고 본인이 뭘 잘못했고 본인이 어떤 과오가 있었고 하는 것들에 대해서 솔직하게 국민에게 우리 당에게 보고하고 또 그런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자기들이 뭘 하겠다, 이렇게 하는 과정이 나름대로 짜증스럽고 구차하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복당파가 백서발간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백서 없는 ‘인적청산’은 불가능하고, ‘인적쇄신’ 없는 ‘보수통합’은 이뤄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탄핵문제는 한국당에게 있어선 곪은 상처와도 같은 것이다. 비록 아픔이 있더라도 상처를 찢어내고 치료해야 한다. 그냥 적당히 상처를 덮고 넘어가면 나중에는 치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백서는 그 치료를 위한 의사의 진단과도 같은 것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저작권자 © 시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하승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HOT 연예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