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김병준, 전원책 해임 진짜 이유는?

고하승 / 기사승인 : 2018-11-11 11: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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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이 삼고초려 끝에 조강특위 위원으로 영입한 전원책 변호사를 사실상 경질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앞서 전원책 변호사에게 '전례 없는 전권을 주겠다'고 약속하면서 인적청산의 핵심 자리인 조강특위 위원으로 영입했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불과 한달 여 만에 전 변호사를 ‘셀프해임’하고 말았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굴러온 돌들끼리 싸운다'는 비아냥거림이 나오고 있다.

대체 김 위원장은 왜 전원책 변호사를 조강특위 위원에서 해임한 것일까?

일단 겉으로 드러난 명분은 정당대회 개최시기를 둘러싼 양측의 견해차 때문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당초 예정했던 대로 내년 2월 전대 개최를 주장했지만, 전 변호사는 당협위원장 교체 작업을 제대로 마무리하기 위해선 최소 내년 5월 이후로 전대를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었다.

실제로 전 변호사는 지난 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2월이나 3월로 전대 기한을 정하는 건 코미디"라며 "'죽어도 2월'을 고집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강력 반발한 바 있다.

결국 조강특위 위원장인 김용태 사무총장이 비대위원 전원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구했고, 만장일치로 김 위원장에게 전 변호사 경질을 건의했으며, 김 위원장은 9일 전 변호사의 해촉 사실을 문자로 통보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해임사유가 ‘전대개최 시기’를 둘러싼 이견 때문이란 건 겉으로 드러난 명분에 불과하고, 진짜 이유는 아무래도 다른데 있는 것 같다.

전 변호사는 그 ‘진짜 이유’에 대해 ‘자기들(비대위)이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 변호사는 “나를 쫓아내기 위해 명분 싸움(전대개최 시기)을 했던 것”이라며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으니까 나를 해촉했다. 전권을 준다면서 계속해서 제동을 건 이유가 그것이다. 자기들 원하는 대로 일을 처리하고 싶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 전 변호가사 언급한 ‘비대위가 원하는 것’이라는 게 대체 무엇일까?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전 변호사를 경질할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전 변호사가 8일 오후 언론에서 김 위원장을 겨냥해 “눈앞에서 권력이 왔다 갔다 하니 그게 독약인 줄 모른다. 그런다고 자기에게 대권이 갈 줄 아느냐”고 비판하자 기류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즉 전대개최 시기를 둘러싼 이견이 있을 때만해도 전 변호사를 해임할 생각이 없었는데, ‘대권’ 운운하며 자신을 공격하자 즉각 해임결정을 내렸다는 뜻이다. 어쩌면 이게 전원책 경질의 핵심 포인트일지도 모른다.

전 변호사는 특위위원 임명직후 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끝장토론’을 주장하는가하면 탄핵반대 세력인 이른바 ‘태극기부대’와의 통합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복당파들이 싫어할만한 불편한 이슈를 줄곧 생산해 왔다.

심지어 전 변호사는 첫 기자간담회에서 '공화주의'라는 말을 사용하는 '중진'을 언급하며 "코미디다. 이런 말을 하는 분들은 공부를 좀 하셔야 한다. 면모일신이 안 되면 다른 분을 위해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복당파 수장 격인 김무성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김 의원을 노골적으로 지명하며, “전대에 나와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현재 당을 장악하고 복당파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결과를 초래했고, 복당파에 의해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그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전 변호사를 해임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내심 복당파들에 의해 자신이 전대에서 당 대표로 선출되기를 희망하거나 차기 대권주자가 될 수 있을지 모르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면, 더더욱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자유한국당의 계파갈등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내년 2월 전대에서 당을 다시 장악하려는 복당파와 그들의 반성과 석고대죄를 촉구하는 잔류파 간의 전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뜻이다. 갈수록 탄핵반대파의 입김이 더욱 거세지는 상황에서 복당파가 전원책 변호사를 잘라내는 것으로 일단 태극기 부대 등 거센 물결을 차단하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겠으나 그런 상태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당 주력부대는 복당파가 아니라 태극기부대라는 사실을 아직도 비대위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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