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양구 김일병 총기사망, 진실 은폐 말라

고하승 / 기사승인 : 2018-11-18 11: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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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강원도 양구군 동부전선의 모 전방사단 소속 군인이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두고 며칠째 전국이 들끓고 있다. 해당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잇따르고 있다.

대한민국의 아들들, 그러니까 우리의 아들, 혹은 조카, 형, 동생, 삼촌, 친구들은 대부분 현재 군복무를 하고 있거나 군필자들이다. 따라서 온 국민이 ‘양구 군인 사망사건’을 내 가족의 문제처럼 느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실제 18일 오전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양구 군인 사건 진상규명 요청한다’, ‘양구 군인 사건 철저하게 수사해달라’ 등 청원 글이 무려 50여개나 게재됐다.

앞서 지난 16일 오후 5시경 강원 양구군 동부전선의 모 전방사단 GP(감시초소) 안 화장실에서 김모 일병이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육군은 김 일병을 발견한 즉시 구급차를 이용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김 일병은 이날 오후 5시 38분 후송 도중 숨졌다.

사고가 난 GP는 보강공사 중으로 김 일병은 GP를 오가며 임무를 수행해왔고, 이날 야간경계 근무조로 투입된 후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김 일병의 왜 죽었는지에 대해선 아직 알려진 게 하나도 없다. 반면 의문점은 너무나도 많다.

우선 사고 당일 김 일병은 TOD(Thermal Observation Device·열영상장비) 운용 보직에 배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직의 임무는 부대마다 지침이 조금씩 다를 순 있지만, 통상 장비를 통해 전방의 움직임을 관측, 보고하는 일이기 때문에 근무 시 총기를 소지할 일이 없다고 한다. 당연히 사건현장에서 김 일병이 휴대한 총기가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고, 따라서 김 일병이 자살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런데 군 당국은 총기 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되는 총기와 탄약 그리고 탄피에 대해선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대신 군 당국은 “사고 발생 당시부터 현재까지 북한군 지역에서의 특이활동은 관측되지 않고 있으며,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물론 필자 역시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북한군 소행은 물론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유도, 흔적도 없이 사람이 죽은 것이 이상하다. 북한군의 소행 아니냐"는 의심을 쏟아내고 있는 마당이다.

그런데 아직 정확한 사망사고 원인이 밝혀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문재인 정부가 불과 하루 만에 ‘대공 혐의점은 없다’라고 발표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선 네티즌들 역시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한 네티즌은 “정상적인 정부였다면. 화장실에서 발견된 게 사실이라면. ‘총상, 옮기다 사망, 조사 중’이라고만 밝혀도 됐다. 근데. 처음부터 ;대공혐의점 없음, 북한소행 아니라고 결론을 낸 채로 조사 중‘이라면 이게 말이냐 말장난이냐?”라고 격노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군 당국의 발표 기사에 대해 “가장 비통하고 화가 치미는 기사다. 우리국민을 대표해서 국가를 지키는 군인이 사망하였는데, 조사도하기 전에 ‘북의 소행이 아닌 듯’이란 기사가 난무하고, 바보 아닌 이상 언론통제의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고 비판했다.

상당수의 국민은 군 당국이 김 일병 사망 원인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한 뒤 발표해야하는데 먼저 ‘대공혐의점 없음’이라고 발표한 것을 두고, 이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해 그냥 적당히 덮어두려는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문재인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최소한 김 일병이 어떤 이유로 사망한 것인지 그 원인만큼은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그것이 가족의 입대를 눈앞에 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국민에 대한 정부의 당연한 책무이자 기본예의다.

자살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에서 군 당국이 서둘러 ‘대공혐의점 없음’이라고 발표했다면, 군 당국은 김 일병을 죽음에 이르게 한 가해자를 알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그네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 만일 그것도 모르면서 ‘대공혐의점 없음’이라고 발표했다면, 그건 대단히 무책임한 것으로 왜 그렇게 해야 했는지를 국민 앞에 소상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한 아들의 죽음 앞에 문재인정부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은 진실을 은폐하는 부끄러운 어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비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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