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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정당은 ‘문재인 싫어 당’?
편집국장 고하승
   



"현재 대만에서 최대 정당은 ‘민진당 싫어 당’이다.“

이는 지난 24일 실시된 대만 지방선거기간에 나온 유행어였다.

아니나 다를까. 민권진보당(민진당)은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25일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의 최종 당선자 발표에 따르면 야당인 국민당은 22개 현·시장 자리 중 3분의 2에 달하는 15곳을 차지했다. 반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이끄는 집권 민진당은 고작 6개의 현·시장 자리를 얻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차이 총통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참패 책임을 지고 민진당 주석 직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사실 야당인 국민당이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정당은 아니었다.

불과 2년 전인 2016년 1월 16일 총선 때만해도 국민당 득표율은 31.0%로 민진당 득표율(56.1%)의 절반을 가까스로 넘길 정도로 인기 없는 정당이었다.

그러면, 대체 민진당은 왜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것일까?

야당인 국민당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서가 아니라, 탈원전 정책 등 차이잉원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불만이 차곡차곡 쌓인 탓이다. 

실제로 2025년까지 모든 원전을 중단시킨다는 전기사업법의 관련 조항 폐지를 묻는 국민투표는 530만 5000개 찬성표가 나와 통과됐다. 이로써 차이 총통이 취임 이후 법까지 고치면서 대못 박기에 나선 탈원전 정책은 폐기 수순을 밟아야 하는 딱한 처지에 놓였다.

특히 부진한 경제 성적표에 대한 불만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실제 대만의 경제성장률은 올 2분기 3.3%에서 3분기 2.28%로 하락했다. 5개 분기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된 것이다. 이것이 인기 없는 야당이 집권당을 누르고 압승할 수 있었던 연유이고, 최대정당은 ‘민진당 싫어 당’이라는 유행어가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그런데 대만의 이런 사정이 결코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나라 문재인 정부도 차이 총통이 이끄는 대만의 민진당 정권을 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은 대만의 차이 총통처럼 ‘탈원전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은 ‘탈원전’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8~9일 만19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결과에 에 따르면, 향후 원자력발전 비중에 대해 응답자의 35.4%는 ‘늘려야 한다’, 32.5%가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줄여야 한다’는 응답자는 28.5%에 불과했다. 원자력발전 이용에 대한 찬반 물음에는 찬성 69.5%, 반대 25%였다. 안전성에 대해 ‘안전하다’ 57.6%, ‘안전하지 않다’ 36.8%로 조사됐다.

당장 이 문제를 가지고 대만처럼 국민투표에 붙일 경우, 탈원전정책은 폐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경기 부진과 함께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부작용으로 인한 고용 침체와 분배 악화로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동반하락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야권 일각에선 대통령 지지율 50%의 붕괴를 ‘레임덕(lame duck)’, 즉 권력누수 현상의 신호탄으로 거론하기도 한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최근 “문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니 여권에서 내분이 일어나는 레임덕에 벌써 들어간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나 다른 야당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도 아니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사흘간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p)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무려 44%에 달했다.

반면에 자유한국당은 14%, 정의당은 10%, 바른미래당은 6%, 민주평화당은 1%로 매우 낮았다.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은 24%였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역시 최대정당은 ‘문재인 싫어 당’인 셈이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반문연대’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이런 국민정서에 편승하려는 시도일 것이다.

그러나 굳이 그럴 필요 없다. ‘문재인 싫어 당’이 최대 지지를 받는다면, 국민은 여러 야당 가운데 어느 하나의 정당을 대안정당으로 선택하고 밀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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