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자꾸 말장난 할래?

고하승 / 기사승인 : 2018-11-28 13: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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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야3당은 28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공약하던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되고 나더니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이날 국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촉구하는 공동결의대회를 열고 “개혁과 적폐청산을 외치던 민주당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연동형비례대표제를 회피하고 있다“며 ”국민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수차례 약속했던 스스로의 신념을 부인하는 민주당을 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런데 민주당의 태도가 가관이다. 자신들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실제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 저녁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서 당론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다. 대통령 선거라든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우리 당이 정책 공약으로 내놓은 당론이 있다”며 “권역별 정당 명부 비례대표제를 우리 당의 당론으로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그러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하지 않고, 권역별 비례대표로 간다, 이렇게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명확하게 답변했다. 그러면서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혀 다른 영역의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정말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연동형비례대표제’를 공약하거나 당론으로 정한 적이 없었을까?

아니다.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다.

지난 2015년 2월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다. 물론 이 안은 현재 야 3당이 주장하는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근간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민주당은 유은혜 대변인을 통해 “중앙선관위가 제안한 근본취지와 문제의식에 충분히 공감하며, 큰 틀에서 환영한다”며 “권역별 비례대표와 석패율 제도는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우리 당이 도입을 주장해왔고, 문재인 당대표가 대선 당시 공약을 했던 내용”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노무현재단 이사장 재임 시절에 ‘석폐율제’를 언급하면서 “20%를 득표를 얻을 경우 20%에 해당하는 대표를 낼 수 있는 선거제도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한 바 있으며, 대선 당시에는 이를 근간으로 하는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비례대표 후보를 서울ㆍ경기ㆍ영남ㆍ호남 등 각 권역별로 배정한 후 각 권역별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한 방식이다.

물론 문 대통령이나 민주당이 ‘연동형비례대표제’라는 용어를 명시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언급한 ‘석폐율제’나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모두 ‘연동형‘에 근간을 두고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서로 용어가 다를 뿐, ‘연동형’이라는 의미에 있어선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연동형비례대표제’를 공약하거나 당론으로 정한 적이 없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자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다. 이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2012년 대선부터 현재까지, 민주당의 입장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였다"면서 "최근 말을 바꾼 이해찬 대표의 발언은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비례대표를 이용해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를 맞춰주는 제도다. ‘승자독식’구조의 현행 제도는 많은 사표로 인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선거제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예컨대 총 의석수가 100석인 상황에서 A정당이 정당득표율로 30%을 얻었다면 A정당의 지역구 당선자 수와 상관없이 무조건 30석을 얻게 된다. 지역구 당선자가 1명이면 나머진 29명을 비례대표로 채워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말을 바꾼 것처럼 ‘권역별비례대표제’에서 ‘연동형’을 빼어 버린다면, 지금과 같은 민심왜곡 현상을 방지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런 선거제 개정은 아무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정파 간 소모적인 논쟁만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아예 시도하지 않는 것만도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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