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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으로 ‘국가’를 붕괴시키려는 문서가 판문점 선언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1. 지난 4월27일에 발표된 문재인-김정은의 판문점 선언은 소위 '우리민족끼리' '민족공조' 노선에 입각한 것이다. '민족'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안보를 해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문제는 민족의 개념이다. 2005년에 북한의 통일전선부 간부 강충희, 원영수가 쓴 ‘6·15 자주통일시대’란 책은, 2000년 6·15 선언과 10·4 선언의 기본정신으로 천명된 ‘우리민족끼리’가 赤化통일의 대원칙임을 분명히 했다. 
  
  2. 이 책은 ‘우리민족끼리’의 자주통일 정신이 주체사상에 입각하여 김정일을 민족의 首位로 받들어 모시면서 통일하자는 것이며, ‘우리민족끼리’ 정신의 실천이 ‘민족공조’인데 ‘민족공조와 외세와의 공조는 량립될 수 없다’는 점을 여러번 강조했다. 여기서 외세란 물론 미국이므로 ‘민족공조’는 결국 주한미군 철수와 韓美동맹 해체를 의미한다. 
   <6·15 시대에 와서 외세와의 공조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반민족, 반통일행위임에 틀림 없다. 그럼에도 남조선의 친미보수세력들은 ‘한미동맹의 확고한 기반조성’이니 ‘한미공조의 우선’이니 ‘한미공조만이 대북관계를 올바로 진척할 수 있게 한다’느니 하는 그릇된 주장을 내돌리고 있다.>
  
  3. 노무현-김정일의 10·4 선언은 ‘남과 북은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며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중시하고 모든 것을 이에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고 하는 등 여러 군데서 ‘우리민족끼리’ 정신을 강조했다. ‘우리민족끼리’라는 용어는 북한에서 만든 말이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민족끼리’란 용어를 수용한 것은, 두 사람이 이 용어의 뜻을 별도로 설명한 적이 없으므로 용어를 만든 북한식 定義를 받아들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4. 실제로도 10·4 선언에는 남북한이 소위 ‘민족공조’하여 미국과 일본에 대항하자는 취지로 쓰여졌다고밖에 볼 수 없는 조항들이 있다. ‘남과 북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고 했는데, 여기서 ‘한반도의 핵문제’는 北核문제가 아니라 미국이 한반도에 핵무기를 보유, 반입, 사용하는 것을 문제삼는 북한식 용어이다. 노무현, 김정일이 北核문제가 아니라 美核문제 해결에 공동노력하기로 했다는 말인데, 미국이 한국의 안전을 위해 제공하는 핵우산을 철거하는 데 노력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남과 북이 국제무대에서 민족의 이익과 해외동포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하였다’는 조항도 일본에서 反국가단체 조총련이 불법활동으로 몰리고 있는데 남북한이 손잡고 일본에 대항하여 이 간첩기지를 도와주자는 뜻을 감추고 있는 것이다. 
   
  5. ‘우리민족끼리’와 ‘민족공조’에 나오는 '민족'을 북한에서는 ‘김일성 민족’이란 뜻으로 해석한다. 김정일은 1994년 김일성 사망 100일에 즈음하여 소위 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들과의 담화에서, '지금 해외동포들은 조선민족을 김일성 민족이라고 하고 있다'라고 했다. 평양방송은 1995년에 '우리 민족은 수령을 시조로 하는 김일성 민족이다'고 했고, 다음해엔 '김정일 민족'이란 말도 썼다. 노무현, 김정일이 합의한 '우리민족끼리' 정신이란 '우리김일성민족끼리', 즉‘우리민족반역자끼리’ 작당한다는 뜻이 되어버렸다. 다른 민족과도 더불어 사이 좋게 살아가야 할 21세기에 이념이 맞는 자들만 '끼리끼리' 작당하겠다는 선언은, 히틀러의 인종주의를 닮아가려는 국제적 수치이다. 
  
  
  6. 2018년 4월27일 문재인-김정은의 판문점 선언에는 "민족"이라는 말이 9회 나온다. "민족"이란 말로 북한정권의 反민족적, 反국가적 성격을 흐리고, "민족적 화해" "민족의 혈맥" "민족공동행사" 등의 말로 對南공산화 공작을 촉진하며, "민족자주" "자주통일"이란 말로 헌법(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에 어긋나는 공산화통일로 가는 문을 열고, "민족분단"이란 말로 전쟁범죄행위를 덮으며, "민족경제의 균형발전"이란 말로 對北퍼주기를 정당화하고, "민족의 중대사"란 말로 핵문제, 인권문제, 통일문제의 국제화를 반대, 미국 등 우방국들의 도움을 차단하려 는 의도가 읽힌다. 이 선언은 대한민국을 인종주의 국가로 전락시켰다. 
  
  7. 판문점 선언은, 민족반역집단과 협력하여 민족의 운명을 결정하려는 합의이다. 전쟁범죄집단을 민족애로 비호하는 정도가 아니라 전쟁범죄의 피해자인 대한민국과 同格으로 대우하겠다는 反헌법적 합의이다. 민주적 대표성이 없는 북한정권을 통일의 대상으로 삼아 헌법 제4조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정책에 반한다. 민족의 이름으로 피아식별 기능을 마비시켜 북한정권의 대한민국 파괴공작을 돕는다. 同族의 우월적 위치를 내세우는 인종주의적 "민족"개념에 동의함으로써 세계적 문명국가로 성장한 대한민국을 부족국가시대의 폐쇄적 인종주의 국가 수준으로 전락시켰다. 
  
  8. 군사상의 敵이요 헌법상의 反국가단체이고, 역사상의 민족반역집단이며, 국제법적으로는 反인류범죄집단인 김정은 정권을 이 정도로 도와주고 덮어주고 밀어주는 문서라면 역적모의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헌법과 정체성을 무시하고, 국민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문서에 서명한 대한민국 대통령은, 헌법 66조로부터 국가의 독립, 영토의 보전,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 헌법 69조로부터는 헌법준수, 국가보위, 평화적 통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해야 할 의무를 명령 받은 이다. 대통령이 헌법상 책무를 포기하였다고 판단된다.
  
  9. 아래는 선언문 本文에 민족이 들어간 예이다. 
  
  *양 정상은 냉전의 산물인 오랜 분단과 대결을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하게 열어나가며 남북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담아 역사의 땅 판문점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북한정권이 저지른, 6·25남침에서 연평도 포격까지의 反민족적 전쟁범죄행위를 '냉전의 산물'이라 호도하고 모든 잘못을 "민족적 화해"라는 말로 덮으려 한다. 
  
  *남과 북은 남북 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이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온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절박한 요구이다.
  
  -남북통일의 조건이 이념의 통일, 즉 공산주의(주체사상)를 폐기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로 통합되는 것임을 부정하기 위하여 "민족의 혈맥 잇기" "자주통일"이란 말을 만들어냈다. '평화적 자유통일'을 못박은 헌법 제4조에 위반된다.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하였으며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관계 개선과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로 하였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에 6.15 및 10.4 선언을 통하여 합의하였던 이른바 "우리민족끼리"와 "민족공조" 노선을 재확인한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민주권주의이지 민족주권주의가 아니므로 이는 대한민국의 헌법 원칙에 어긋난다. '민족'이란 美名으로 북한정권의 본질인 민족반역자-전쟁범죄자-反인류적 인권탄압자의 성격을 은폐하고 있다.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對南공작 사업을 "민족적 화해"로 은폐하기 위한 목적이다. 
  
  *안으로는 6·15를 비롯하여 남과 북에 다같이 의의가 있는 날들을 계기로 당국과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하여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 며, 밖으로는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하여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기로 하였다. 
  
  -남북한의 反대한민국 세력을 "민족"의 이름으로 묶어 키우고, 반공자유민주주의 애국세력을 고립시키려는 전형적인 통일전선 전략이다. 
  
  *남과 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며, 남북 적십자회담을 개최하여 이산가족·친척상봉을 비롯한 제반 문제들을 협의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북한정권의 전쟁범죄행위로 인한 인권말살의 책임을 "민족분단"에 轉嫁하였다. 6만 명의 국군포로를 돌려주지 않은 행위는 '민족분단'의 산물이 아니라 '민족반역'의 결과이다.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하였다.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한국의 경제를 북한과 하향평준화될 때까지 북한정권에 뜯어먹히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사회주의 배급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가 있을 뿐인데 '민족경제'라는 환상을 조작, 眞僞 彼我 善惡분별력을 마시키려는 선동이다. 
  
  *양 정상은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하여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하며,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좋은 흐름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다. 
  
  -핵문제, 통일, 인권문제 등을 "민족의 중대사"로 규정, 국제화하지 말고 "우리민족끼리" 해결하자는 의미이다. 

출처 : 조갑제닷컴

조갑제  siminilbo@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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