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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업 신직업화’, 공인탐정법(안)으로는 기대 난망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우리에게 ‘탐정’이란 호칭은 낯설지 않다. 하지만 ‘탐정’이라는 명칭과 역할이 지닌 모호한 정체성과 그 업태의 위태성을 감안하여 자칭 ‘탐정’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업(業)과 특정인의 소재 및 연락처 등 사생활을 조사하는 탐정행위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로 금지하고 있다.
 
즉 ‘탐정(업)의 수단‧방법 등 직업윤리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사회적 우려가 상존함에 따라 ‘탐정이라는 호칭’을 업으로 사용함은 절대적 금지로 했다. 그러나 ‘탐정이 할 수 있는 일 모두가 그릇된 일이라 할 수는 없다’는 측면에서 ‘탐정업’에 대하여는 그 전반에 대한 금지가 아닌 ‘사생활 조사 행위’를 적시(摘示)하여 금지하고 있다.
 
이렇듯 법문과 법리가 ‘탐정’이라는 명칭은 배척하되, ‘탐정업’에 대해서는 상대적 금지의 입장을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탐정’이라는 두 글자가 지닌 부정적 이미지에 기인하여 도난·분실 등으로 소재를 알 수 없는 물건을 찾아 주거나 공익에 기여하는 일 등 판례(헌재2016헌마473,2018.6.28.선고 등 참조)와 조리상(條理上) 긍정되는 ‘사회상규에 합당한 선량한 탐정업’마저 우범시 되고 있음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야말로 꼬리가 몸통을 흔들 듯 ‘탐정’이라는 이름이 ‘탐정업’을 가로막고 있는 기이한 형국이다.
 
특히 ‘요주의 인물’ 취급을 받고 있는 ‘탐정’이란 호칭앞에 ‘공인’이라는 타이틀을 하나 더 얹어 ‘공인탐정’을 창설하려는 우리 입법 주체들의 발상은 탐정업에 대한 우려과 거부감을 더 키워 탐정업의 신직업화를 더욱 더디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탐정제를 성공시킨 나라의 탐정을 흔히 ‘공인탐정’이라 부르고 있으나 이때의 공인탐정이란 개념은 이런저런 법규에 따라 관리(자격의 면허제 또는 등록이나 과세 등)를 받고 있다는 측면에서 칭하는 ‘개념상 공인탐정’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법안처럼 아예 ‘공인탐정법’이라는 제정법으로 ‘공인탐정’이라는 고유한 호칭을 부여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포괄적 개념의 공인탐정’과 ‘실정법상 고유한 공인탐정’을 혼돈하고 있는 듯 하다. 더군다나 탐정이란 용어를 만든 일본에서마저 ‘탐정(업)은 활동 패턴에 통일성이 없는 존재’로 평가하여 ‘탐정업 업무의 적정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 ‘적정화의 대상’으로 규율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우리 국회나 경찰청이 ‘탐정이란 이름앞에 공인이라는 월계관까지 씌움’이 적정하다고 보는가!
 
무지의 소치인지 소신에 입각한 것인지 그 까닭은 알 수 없으나, 탐정제를 새롭게 ‘창설’하려는 한국형 ‘공인탐정법’ 제정에 14년째(17대 국회부터) 변함없이 함몰되어 있는 입법 주체들의 고정관념이 변호사 등 인접직역의 반대와 국민적 거부를 더 키우고 있는 꼴이다. 만약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탐정업 업무를 적정히 관리하는 탐정업업무관리법을 제정하겠다’고 하면 이를 반대할 사람이 있겠는가? 작금의 ‘공인탐정제’에 대한 과도한 편착(偏笮)은 그야말로 ‘사랑이 아닌 집착’이 아닌가 싶다. 이대로는 공인탐정제를 둘러싼 찬반의 간극만 더 깊어 질 뿐 탐정업의 신직업화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적잖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엔 난망스러워 보인다.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개인정보보호법(privacy法) 등 여러 개별법이 탐정의 활동을 제어 하는 기능을 발휘하고 있어 ‘기존 탐정업에 대한 보편적 관리에 방점을 두는 탐정법(탐정업업무관리법)’만으로도 탐정(업)의 권선징악 등 장악에 부족함이 없다는 확신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우리 역시 어느 나라보다 꼼꼼히 만들어진 개인정보보호법 등 사생활 보호를 위한 여러 제도적 장치를 갖추고 있음을 자긍할 때라 본다.
 
경찰청과 공인탐정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은 굳이 탐정업을 ‘공인탐정법(공인탐정)’이라는 이름으로 ‘창설’해야 할 일인지, 기존(재래)의 탐정업과 새롭게 출현하거나 진화될 다양한 형태의 탐정업들에 대한 보편적 관리를 행할 ‘탐정업업무관리법’ 제정이 옳을지를 깊이 고민해 보기를 거듭 촉구한다.

☐김종식 약력/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민간조사학술위원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20년,경찰학강의10년/저서:탐정학술요론,탐정학술편람,민간조사업(사설탐정)의實際,민간조사학(탐정학)개론,경찰학개론,정보론外/탐정업(공인탐정,자료수집대행사,민간조사사,사립탐정 등 민간조사원)과 탐정법(공인탐정법,민간조사업법,탐정업관리법 등) 탐정제도와 치안·국민안전 등 관련 350여편의 칼럼이 있다.

김종식  siminilbo@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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