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죽은 ‘복당파’, 어찌하오리까?

고하승 / 기사승인 : 2018-12-12 13: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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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복당했던 사람들이 다시 나갈 가능성도 있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잔류파, 특히 친박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나경원 의원이 복당파 김학용 의원을 무려 두배 가까운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하자 당내에서는 곧바로 이런 반응이 나왔다.

당내 잔류파 주류인 홍문종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그동안 탈당파(복당파)들이 똘똘 뭉쳐서 자기들 세상이 온 것처럼 한국당을 좌지우지하지 않았느냐"면서 "그걸 더 이상 참고 두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 의원들이 심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경원 원내대표 당선으로 복당파와 비대위가 위축됐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홍문종 의원은 1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나경원 원내대표 당선, 그 것도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것은 잔류파와 손잡은 결과”라며 "그동안 탈당파(복당파)가 워낙 잘못했다는 것들이 나경원이라는 원내대표로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홍 의원은 진행자가 '나경원 의원을 내세우고 그 뒤에 소위 잔류파 혹은 친박들이 하나로 뚤뚤 뭉친 것이 맞는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특히 홍 의원은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복당파 사람들을 지금 문제 삼아야 될 상황이 되지 않았느냐”며 “(복당파가 내세운)비대위 체제는 동력을 잃었다. 빨리 짐 싸고 집에 갈 생각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의도 정가는 물론 언론 역시 홍 의원의 이런 분석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국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도 이날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나 의원의 당선으로) 김무성 의원의 영향력이 앞으로 좀 줄어들지 않겠느냐"면서 "복당파의 발언권이 축소되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도 앞으로 (입지가) 좀 더 위축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당내에선 복당파의 수장으로 불리는 김무성 의원은 정계은퇴를 선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또 지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홍준표 전 대표처럼 복당파의 핵심인 김성태 전 원내대표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복당파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복당파가 내세운 김병준 비대위체제에 힘이 실리지 않을 것은 불 보듯 빤하다. 당연히 비대위 체제에서 실시하고 있는 당무감사는 유명무실해질 것이고, 인적쇄신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사실 원내대표 경선에 3번이나 나갔었지만 번번이 탈락했던 나경원 신임원내대표는 그다지 경쟁력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반면 그의 경쟁자였던 김학용 의원은 복당파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실제 김무성 의원은 뒤에서 보이지 않는 힘으로 강석호·김학용 의원 간 단일화를 중재했을 뿐만 아니라 김학용 의원을 밀어주려고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복당파 김학용 의원이 완패한 것은 김성태 전 원내대표에 이어 두 번 연속 복당파에게 원내지도부를 내줄 수 없다고 판단한 범친박계의 표가 결집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초·재선 의원이 74명으로 무려 66%에 달한다.

한국당은 여전히 ‘박근혜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는 ‘박근혜 당’이라는 사실이 이번 선거를 통해 재확인된 셈이다.

이는 내년 초에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복당파가 당권을 잡지 못할 것이란 점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미 잔류파는 기세가 등등한 반면 복당파는 기죽은 모습이 역력하다. 문제는 전대 이후에 이런 모습이 더욱 도드라지게 나타날 것이란 점이다.

어쩌면 복당파는 새로운 결단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미 그런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잔류파 의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복당파가 반성해야 한다”거나 “복당했던 사람들이 다시 나갈 가능성도 있다”는 발언들은 복당파에게 반성하고 앞으로는 ‘찍’소리 말고 당에 남아 있거나, 그게 싫으면 당을 떠나라는 조롱 아니겠는가.

하지만 어쩌랴. 탈당했을 당시의 초심을 지키지 못하고, 개인의 정치적 이해를 쫓아 슬그머니 복당을 선택한 대가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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